보복운전 하면 속이 좀 시원하십니까
김향호
| 2016-03-29 11:43:45
운전대를 잡아야 성격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 성격이 온순한 사람도 운전대만 잡으면 다른 운전자의 운전에 대해 지적질하고 난폭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자신은 누가 봐도 떳떳하고 능숙하게 운전을 하고 있는 것일까.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운전을 할 수 없다. 운전을 하면서 내가 실수를 할 수 있고, 부득이한 상황이 있을 수 있는 것처럼 남도 그러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차량이 갑자기 내 앞을 끼어들었다고 자신도 쫓아가서 똑같은 행동으로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하고 심지어 교통사고를 발생시켜 여러 가지 피해를 입혀놓고 남탓을 하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자동차는 먼 거리를 편하게 다닐 수 있는 편리한 이동수단인가 하면 위와 같은 행위들로 인해 흉기가 될 수도 있다. 난폭 · 보복운전을 가중처벌하는 이유는 자동차가 형법에서 말하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되기 때문에 보복운전의 경우는 폭행, 협박 등의 죄명 앞에 ‘특수’가 붙게 된다.
자동차로 다른 자동차를 위협하면 특수협박, 일부러 사고를 발생시키면 발생원인이 과실인 교통사고가 아닌 특수손괴, 특수폭행등의 형법 적용을 받게 된다. 시작은 타인의 교통위반으로 시작했어도 자신도 똑같은 행동을 하면 결국에는 자신이 욕한 그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 되고 결과적으론 자신이 제일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것을 형사처벌을 받고 나서야 알게 된다.
요즘은 자동차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이 없고 끊임없는 산업발달로 인해 성능이 뛰어난 차량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사람들의 운전의식은 점점 하락해져 가고 있는 것 같다.
양보운전으로 우리의 운전의식 수준을 높인다면 도로 위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가 근절되어 당사자 뿐 아니라 엉뚱한 제3자까지 피해를 입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내가 먼저 양보하고, 한 번만 더 생각해보고, 남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구지 만들지 않아도 될 위험한 상황들이 발생치 않을 것이고,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선진교통문화를 정착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