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회 회장 선거. 송영근 후보 ‘다크호스’로 급부상

고수현

smkh86@siminilbo.co.kr | 2016-04-04 14:59:41

김진호 이선민 신상태 자격 박탈가능성...박용옥도 부적절 지적
▲ 송영근 후보.
[시민일보=고수현 기자]재향군인회가 회장 후보자 가운데 비리에 연루된 경우에는 선거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져 송영근 전 국회의원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4일 보훈처 관계자에 따르면 향군 선거관리위원회가 입후보자 5명 중 과거 비리 연루자의 후보 자격을 박탈하는 방안을 5일 공식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향군 선관위의 이 같은 결정은 보훈처가 지난달 30일 향군에 공문을 보내 이번 선거 입후보자들 가운데 과거 비리 연루자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김진호, 박용옥, 송영근, 이선민, 신상태 후보 등 모두 5명이다.

그런데 지난 18일 열린 조남풍 전 회장에 대한 2차 공판에서 조 전 회장이 대의원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이 확보되는 등 조 전 회장의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무려 190여명 대의원이 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당시 조남풍 전 회장과 선거를 치른 김진호, 이선민, 신상태 3명의 후보자도 지난 선거에서 100~300만원 돈을 일부 대의원들에게 뿌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재향군인회는 36대 재향군인회장 선거 후보자 3명에 대해 금권선거 의혹이 있다며 검찰에 고발했으며, 서울중앙지검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된 3명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따라서 이들을 후보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육·해·공군의 주요 예비역 안보단체 군 원로들이 회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거제도’개선을 요구하고 나서기도했다.

육군협회 김판규(전 육군참모총장) 부회장과 해군협회 장정길(전 해군참모총장) 회장, 공군협회 박춘택(전 공군참모총장) 회장 등 9명은 지난 달 25일 서울코리아나 호텔에서 ‘향군을 바라보는 안보단체들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향군은 수년간 부실경영으로 인해 현재 5000억 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으며 회장 선거 시마다 대의원들을 금품으로 매수하고 당선된 후엔 뇌물수수 등으로 회장이 구속돼 해임되는 초유의 사태에 이르렀다”면서 향군 정상화와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현 제도하의 보궐선거 즉각 중단과 선거에 의한 회장 선출제도 자체에 대한 개선 ▲부정을 저지른 후보자와 대의원들의 자격 박탈 및 부정 비리에 대한 수사 의뢰 ▲부정부패 연루 인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되는 선거의 원천무효화 등을 보훈처와 향군 비대위에 요구했었다.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송영근 박용옥 후보 두명 만 남게 된다.

하지만 박용옥 후보 역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그는 현재 재향군인회 회장 직무대행으로 직무대행은 재향군인회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중재하는 것이 임무인데 회장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조전 회장의 당선을 위해 지근거리에 도왔던 그가 지난 금권선거와 관련이 없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반면 이번 선거에 새롭게 등장한 송영근 후보는 금권선거 의혹에서 가장 자유스러운 후보다.

다만 2012년부터 재향군인회의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나 재향군인회 내에서의 지지 세력이 크게 없다는 점이 단점이다.

과연 송영근 후보는 어떤 사람인가.

새누리당에서 함께 의정활동을 했던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믿고, 인정하는 새누리당의 대표적 안보 전문가였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그는 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박근혜 중앙선대위 안보1본부장을 역임했으며, 국회에선 야당이 반대하는 대표적인 4대 안보 법안인 ▲테러방지법 ▲해외파견법 ▲통합방위법(부분동원), ▲국방개혁법(선전력화, 후병력감축) 등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송영근 후보는 또 국회 등원 이후 첫 의원총회에서 사병 월급 및 수당 인상을 주장했으며, ▲육군 3사관학교 여성생도 모집하도록 국방부 설득 ▲전직 지원을 위한 ‘국방전직 교육원’설립 ▲군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기반 조성 ▲병영 독서 문화 조성을 위한 도서구입 예산 증액 등을 추진해 성사시킨 바 있다.

그는 향군회장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과감하게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송 후보는 “현행법상 재향군인회 회장은 재향군인회법 제14조에 명예직으로 규정되어 있어 국회의원 겸직 금지에 해당하지 않지만, 다른 후보자들과의 자유 경쟁을 해칠 가능성이 있어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고 밝혔다.

그는 “평생을 국가와 군을 위해 살아오며 안보와 명예를 최고의 가치로 여겨온 저로서는 최근 재향군인회가 회장 개인의 비리와 내부 분열로 본연의 역할을 못하고, 결국 대의원들에 의한 회장 해임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작금의 현실이 너무도 안타까웠다”며 “이에 미력하나마 국가에 대한 저의 마지막 봉사로 생각하고 그 동안 쌓아 온 안보분야 전문성과 지난 4년간의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재향군인회를 조기에 정상화시켜 다시금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회장 선거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향군인회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다”며 “재향군인회 회장 선거에서 당선된다면, 사심없이 오직 재향군인회가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고,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대한민국의 대표 안보보훈단체로 위상을 드높이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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