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친이-비박에 ‘러브콜’?

안철수, 이재오에 “대선 도와달라”...유승민과도 ‘화기애애’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5-31 11:00:22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누리당 밖 친이계와 비박계를 향한 국민의당의 ‘러브콜’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30일 새누리당을 탈당한 친이계 이재오 전 의원과 새누리당에 복당을 신청한 무소속 유승민 의원을 ‘합리적 보수 인사’로 평가하며 함께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 “안철수 대표가 과거부터 합리적인 보수 인사는 끌어안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재오 (전)의원은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유신독재에 대한 비판을 강렬하게 했다가 중앙정보부에 끌려갔다가 고문을 당하고, 구속되었던 적도 있지 않느냐. 이재오 (전)의원을 친이계 인사라고만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에 대해서도 “(안철수 대표가) 유승민 의원과는 평소 가지고 있는 신념이 같다, 이런 의견들을 피력하고 계시다”며 “합리적인 보수 인사라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국민의당이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전 의원과 당밖 비박계 구심점 역할을 하는 유승민 의원을 향해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다만 김 의원은 “친이계와 국민의당이 전면적으로 뭘 같이 한다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친이계와 비박계 인사를 모두 끌어안는 게 아니라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앞서 ‘TV조선’은 최근 안철수 대표가 심야에 이재오 전 의원의 자택을 찾아 대선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의원이 실제 안 대표를 도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양측 간 이런 움직임이 향후 정계개편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대표와 유승민 의원과의 관계도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던 지난 19일, 언론의 눈길을 끌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유승민 의원이 안철수 대표 자리를 찾아가 인사를 하는 장면이었다. 이는 유 의원이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과는 눈조차 마주치지 않았던 것과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었다.

특히 유 의원은 안 대표와 잠시 대화를 나눈 데 이어 천정배 공동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장병완 의원 등 국민의당 의원들과 두루 악수를 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유 의원은 아마도 친박을 제외하고, 안철수를 포함한 새로운 정치세력과 언제든 함께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호남자민련’이라는 한계를 체감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선 대구 출신의 유 의원이 가세할 경우 전국정당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어 좋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최근 ‘유 의원과 함께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아직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앞서 안철수 공동대표가 지난 18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새누리당에서 합리적 보수 성향 인사가 온다면 받겠다”고 밝힌 것은 사실상 유 의원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안 대표와 유 의원 측은 총선 전부터 여러 번 물밑 접촉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세 확산을 위한 ‘무조건 연대’에 대한 반대기류도 나타나고 있어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이재오 전 의원에 대한 안철수 대표의 영입 시도가 있었느냐’라는 질문에 “이재오를 영입할 이유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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