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자치외교 힘쏟는 '국제도시'로 우뚝

고수현

smkh86@siminilbo.co.kr | 2016-06-19 23:58:03

▲ 베트남 퀴논시 대표단이 서울 용산구청을 방문한 가운데 환영간담회에서 성장현 용산구청장(왼쪽 세 번째)과 구, 퀴논시 관계자들이 담소를 남누고 있다. 용산 속 '작은 지구촌'… 글로벌 문화예술 꽃피우다

[시민일보=고수현 기자]서울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주한 외국공관 절반 이상이 위치한 지역적 특성, 이른바 '작은 지구촌'이라는 특색에 맞춰 다양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베트남 퀴논시(市)와의 교류 20주년을 맞아 '베트남 퀴논길(Vietnam Quy Nhon-gil)' 테마거리 조성, 공무원 교환근무 실시 등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최근 열린 파라과이 독립 기념행사에 행정적 지원을 실시하며 양국 문화예술 교류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에 <시민일보>에서는 자치외교에 힘을 쏟고 있는 작은 지구촌, 용산구의 글로벌 사업에 대해 살펴보았다.

■용산속 베트남, 이태원 보광로가 퀴논길로 변신

용산구가 베트남 퀴논시와의 자매도시 교류 20주년을 기념해 이태원에 베트남 퀴논길 테마거리를 조성한다.

그 일환으로 구는 지난 3월 이태원 보광로 59길(폭 8m·길이 330m)에 베트남 퀴논길 명예도로명을 부여한 바 있다.

구는 단순히 명예도로명 지정에 그치지 않고 도로 주변 자투리 녹지공간을 활용해 '퀴논정원'을 조성해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휴식공간과 포토존으로 활용하고 테마거리에 어울리는 상징물도 설치한다.

또 이태원 특성상 그래피티, 낙서 등으로 오염된 공공 및 민간시설물을 정비하는 디자인 벽화사업도 실시한다. 벽화 도안은 용산과 퀴논의 우호친선과 베트남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도록 퀴논시와 공동 디자인할 예정이다. 이 같은 사업은 오는 10월까지 추진된다.

벽화 제작에는 숙명여자대학교 베트남학생회, 다문화가정, 주민봉사자들이 함께 참여,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으로 추진한다.

아울러 베트남어를 영어, 중국어, 일본어 수준의 주요 언어로 채택해 베트남 관광객이 주변 음식점, 노래방, 상가, 숙박시설, 병원 등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개선하고자 한다. 이에따라 이태원 홍보책자 제작에도 베트남어 표기를 반영한다.

또한 비즈니스 방문객 등을 위해 주 1회 사전예약제로 구청 행정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오는 9월에는 현지 여행사 및 순천향대학병원, HDC신라면세점 등과 연계해 베트남 관광객 유치설명회도 개최한다.
▲ 베트남 퀴논시 대표단 환영간담회에서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을 하는 성장현 구청장의 모습. ■베트남속 용산, 퀴논시와 공무원 교환 근무 실시

구는 최근 베트남 퀴논시와 교류 20주년을 맞아 공무원 상호교환 근무를 시작했다.

앞서 구와 퀴논시는 2015년 11월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를 작성했으며 연말에는 구 교류협력실무단이 퀴논시를 방문해 직원 상호교환 근무 관련 세부사항을 논의했다.

그 결과 퀴논시에 '용산구 국제교류사무소'를 설치해 구 공무원을 파견한 데 이어, 최근 퀴논시 공무원 2명이 용산구에 자리를 잡게 됐다. 교환 근무는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

현재 구에서 베트남으로 파견간 구 공무원 2명과 현지인으로 선발한 임기제 공무원 1명이 퀴논시청 인근 트란카오반 109번지에서 국제교류사무소를 운영 중에 있다.

베트남에는 부산시와 경상남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의 통상사무소가 있지만 자치구 단위의 해외사무소 개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건물은 지상 3층으로 연면적 277㎡ 규모다. 한국어 강의실, 한글 도서관, 홍보전시관, 행정실, 직원 숙소, 식당 등으로 구성돼 있다. 퀴논시에서 인민위원회 사무실과 시설운영비를 무상 지원했고 지난 2월 리모델링 공사를 마쳤다.

구는 이곳 홍보전시관을 통해 퀴논시민들에게 미래도시로서의 용산을 소개하고 있으며 향후 상담회장을 조성해 현지 바이어와 용산소재 기업 간 미팅도 주선할 계획이다.

한글 도서관도 인기다. 한국어 학습교재와 일반도서, 전자책 리더기 등을 비치했다. 한국대학 유학 정보를 제공하고 한국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월 1회 운영한다.

현지 한국어 수업은 임기제 공무원인 부이 티 리리(26·여)가 진행한다. 그는 퀴논대 지리학과를 졸업한 뒤 2011년 구 지원을 통해 숙명여대 행정학과에 재입학해 올해 초 학업을 마쳤다.

한편 베트남에서 온 용산의 새 얼굴은 레 녇 응엔(29)과 팜 티 디에우 히엔(33·여) 두 사람이다. 각각 정보통신과 임업을 전공한 인재다. 이들은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국제관(외국인 기숙사)에 머물고 있으며 용산의 선진 행정을 익히느라 여념이 없다.

이들은 구 직원을 대상으로 한 베트남어 강좌의 보조강사 활동을 자처했다. 구는 수년 전부터 공무원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베트남어 강좌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구는 공무원 상호파견 등에 관한 부속합의서 및 상호주의에 따라 이들 파견 공무원의 숙박비, 식비, 출장여비 등을 부담한다. 단 항공료는 퀴논시 부담이다.

성장현 구청장은 "퀴논시와의 공무원 상호교환 근무를 통해 양국이 형제의 나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베트남 테마거리 조성 등 자매도시 교류 20주년 기념사업에 구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

▲ 서울N타워가 파라과이 독립 200주년 행사를 맞아 화려하게 치장됐다. 구는 205주년 파라과이 독립 기념 행사를 지원했다. ■용산, 파라과이와 문화교류 물꼬

용산아트홀 소극장 등에서 열린 '제205주년 파라과이 독립 기념행사'가 성황리에 끝났다.

앞서 구는 이 행사에 대한 행정 지원을 통해 양국 문화예술 교류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는 이를 위해 이번 파라과이 독립 기념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청사 일부를 무료로 대관해 주는 등 적극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행사에는 120개국 주한 외교사절과 정부대표, 교민, 비정부단체(NGO), 용산구민 등 300여명이 참여했다.

용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열린 1부 행사에는 라울 실베로 실바니 주한 파라과이 대사의 인사말과 주요 내빈 축사 등이 진행됐다.

2부는 소극장에서 전시실로 행사장을 옮겨 90분간 리셉션(환영회)이 열렸다. 구는 이 자리에 구민 100여명을 초청해 파라과이와 친교를 나눌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아울러 구청 직원들이 행사참여 내빈 안내 및 주차안내 등에 나서 원활한 행사를 지원했다. 또 행사 당일에는 외교사절 등 내빈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직원 차량은 운행을 자제하기도 했다.

성 구청장은 "용산에는 60여개국의 대사관이 자리하고 있어 국내 최고의 국제도시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며 "이러한 국제성에 부합할 수 있도록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자세로 자치 외교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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