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중 前 총경 "대통령 4대악 언급후 경찰행정 홍보로 몰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16-06-28 17:47:48
[시민일보=전용혁 기자]학교전담경찰관이 관리 중이던 여학생들과 성관계를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거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홍보에 치중한 경찰 업무가 이같은 문제를 야기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사건을 폭로한 전직 경찰서장 장신중 전 총경은 28일 “2013년 (박근혜)대통령의 4대악 언급 이후 모든 경찰 행정이 그쪽(홍보쪽)으로 몰려간 것”이라고 밝혔다.
장 전 총경은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범죄를 감소시키거나 예방활동을 할 때는 밖으로 잘 보이지 않지만 그게 가장 중요한 경찰활동인데, 그렇게 하면 대통령에게 보여줄 방법이 없으니 자극적이고 이상한 짓을 경찰이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초기 단계에는 그렇게 심한 정도는 아니었는데 2013년 충북 경찰청에 제가 홍보담당관으로 갔을 때 거기에서 엉망진창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며 “완전히 탈바가지 뒤집어 쓰고 길바닥에서 덩실덩실 춤추는 거 사진 찍어서 만들고 SNS에도 올리고 SNS에 조금 인기 끌었다고 해서 특진시키고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학교전담경찰관 제도에 대해서도 “선발한 기준은 잘생기고 예쁜,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아이돌 뺨치는 친구들”이라며 “남자 경찰관, 예쁜 여자 경찰관을 통해 경찰 홍보를 하겠다는 아주 못된 정책이다. 실제로 아이들을 헤아리고 부모 심정에서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사람들은 나이든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한명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 경찰관들은 정말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치안의 본래 목적에 충실하길 원한다”며 “그런데 수뇌부가 원하는 건 쇼만 할 것으로 원한다는 말인데, 이게 하루 이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제 눈에는 오직 대통령에게 어떻게든 하나라도 보이기 위해 그저 무슨 짓이든 하는, 경찰 조직이 망가지든 말든 오직 자신의 입신양명밖에 생각 안 하는 경찰 수뇌의 얼굴이 보여서 갑갑한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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