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사드 배치 이후 한중관계 전망 두고 시각차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16-07-26 10:23:38

권영세, “한중관계, 뿌리부터 흔들린다고 보는 건 무리한 예측”
박정, “중국이 무언가의 조치를 취할 것이 분명하다”


[시민일보=전용혁 기자] 지난 25일 실시된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우리나라에 사드 배치 중단을 직접적으로 요구한 가운데 여야 정치권이 사드 배치 이후 향후 한중 관계를 두고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새누리당 소속의 권영세 전 주중대사는 26일 오전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한중 관계가 뿌리부터 흔들린다고 보는 건 무리한 예측“이라고 주장했다.

권 전 대사는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한중 관계가 이번 문제로 인해 아주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 타격을 받았고, 특히 북핵 문제에서 이제는 더 이상 중국의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우선 한중 관계가 과거 한중 관계와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그는 “중국 국익에도 반대하는 북핵 미사일 개발을 북한은 계속해서 할 것이고, 그 상황 하에서는 북중 관계가 다시 한 번 불편하게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경제 문제를 보면 일부 철강, 좀 관세를 올렸다는 보도가 일부 있었지만 중국에서 사업을 하시는 여러 기업 관계자들과 얘기를 해본 결과 아직까지 확실한 태도 변화를 읽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을 이해시키는 것이 가능하겠는가’라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본다”며 “중국의 위정자들, 정부에 있는 분들을 설득시키는 것도 좋지만 중국 국민 일반의 여론에 대해서도 우리가 설득하는 부분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교적인 용어로 공공외교 얘기를 하지만 대상을 중국 국민 여론에 영향이 있는 분들을 상대로 사드 배치가 사실상 북핵 문제를 대상으로 한 것이고, 북핵 문제가 해결이 되면 사드 배치가 더 이상 사드가 한반도에서 필요하지 않다는 부분에 대해 강하게 설득을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드 자체가 중국 정부가 걱정하는 내용대로 중국의 안보적인 걸 심각하게 위협하는 게 절대 아니라는 부분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은 “중국이 무언가의 조치를 취할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같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생각하기 싫은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남중국해에서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한반도 남부나 서해 해역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외교적 문제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기네들(중국)이 명분을 가지고 할 수도 있고, 또 작년 연말 한국과 중국 국방부 간 직통 전화가 개설돼 군사적으로도 상당히 활발한 교류를 보였었는데, 이런 군사적 교류가 중단될 가능성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보면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중국의 WTO나 FTA 보호막을 들면서 중국의 전면적 경제보복은 없을 거라고 얘기했지만 한국산 상품을 상대로 통관 위생검사 같은 비관세 장벽을 강화하거나 언론 등을 활용해서 불매운동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은 조공무역이라는 형태를 취해 경제적인 것들, 문화적인 것들로 가까워지다가 정치적인 것들을 풀어내는 것들이 오래된 위기의 수단인데, 마찬가지로 20여년 동안 수교 이후 한국과 중국이 경제적ㆍ문화적으로 굉장히 가까웠고, 여기에 정치적인 것들도 조금 손을 벌리기 시작했다”며 “문제는 사드가 이런 것들에 대한 걸 다시 손을 뿌리친 것이 없지 않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의 정부측에서 여러 가지 대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중관계에 대해서는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 중국은 전략적으로 북한을 계속 감싸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며 “북한과의 관계회복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 핵 문제에 대해 비핵화 하는 게 중국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우호적으로 나왔었다가 최근에 사드 배치가 발표된 이후 (북한)잠수함에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중국 정부와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 외교관계가 돈독했던 걸 버리는 것까지 갔었는데, 이번 사드 배치로 한국이 강경하게 나오면서 그런 것들에 대한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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