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두가지 유형 AI 동시발생

표영준

pyj@siminilbo.co.kr | 2016-12-20 09:00:00

H5N6형이어 H5N8형 발견
현재 확진농가 200개 돌파
살처분 가금류 1688만마리


[시민일보=표영준 기자]‘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이미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유형의 고병원성 AI가 검출되면서 최악의 AI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3일 경기 안성천에서 채취된 야생조류의 분변 시료를 정밀 검사한 결과 ‘H5N8’형 고병원성 AI로 최종 확진됐다고 19일 밝혔다.

두 가지 AI 유형이 국내에서 동시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식품부는 이번에 검출된 바이러스의 출처를 파악하기 위해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 유형은 현재 제주도를 뺀 전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H5N6형 바이러스와는 다른 유형이다.

특히 H5N6형은 병원성이 강하고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만, 올겨울 처음 확인된 H5N8형의 경우 잠복기가 길어 발견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유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병원성이 약하다고는 하지만 이번 사태 다음으로 역대 최고급 피해를 낸 2014~2015년에 창궐했던 AI 바이러스 역시 H5N8형이었다.

다만 중간 유전자 분석 결과 안성천에서 검출된 H5N8형이 과거 2014~2015년 바이러스와 유형은 같지만 유전자 변이가 일부 확인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잠복했다가 발생한 것이 아닌 철새를 통해 새로 유입된 바이러스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AI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뒤에도 H5N6형 확산 기세는 좀처럼 꺾이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또다른 유형의 AI가 확산 기세를 보일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2014~2015년 H5N8형이 발생했을 당시 AI 종식까지 오래 걸린 이유는 이 바이러스가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의심 신고가 지연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H5N6형과 H5N8형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해 예찰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이고, 조기에 관리를 잘한다면 과거처럼 오래 끌지는 않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에 따르면 19일 0시 신고 건수가 92건으로 늘어난 가운데 76건이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나머지 16건도 확진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예방적 도살처분 후 시행된 검사에서 확진된 농가까지 포함하면 AI 발생 농가는 이미 200농가를 넘어섰다. 야생조류 확진 건수는 26건(H5N6형 25건, H5N8형 1건)이다.

발생지역으로 따지면 8개 시·도, 27개 시·군으로 퍼졌다.

확진 및 예방 차원에서 도살 처분된 가금류 마릿수는 344농가 1668만6000마리에 달한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