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 격변의 시기에 던지는 강렬한 메시지와 깊은 울림

서문영

issue@siminilbo.co.kr | 2017-03-17 10:00:00

▲ 사진=오퍼스픽처스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려는 기득권들과 권리를 찾으려는 소시민의 충돌, 또 한번 격변의 시기에 영화 '보통사람'이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영화 '보통사람'(감독 김봉한)은 평범한 가장이자 형사 성진(손현주)이 안기부 실장 규남(장혁)이 주도하는 공작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깊숙하게 가담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다리가 아픈 아들, 장애가 있는 아내, 그저 가족을 행복하게, 편하게 살게 해주고 싶던 성진은 규남의 제안에 솔깃해진다.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는 기자이자 친한 형 추재진(김상호)은 그런 성진의 잘못을 막으려 한다.

손현주는 '보통사람'을 통해 오랜만에 스릴러가 아닌 한 시대의 가장으로 뜨거운 열연을 펼쳤다. 극 중 말을 하지 못하는 아내와 다리가 불편한 아들을 지키고자 하는 가장 캐릭터로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보통사람, 보통의 가장 캐릭터로 분했다.

장혁은 극 중 안기부 실장 규남 역을 맡아 권력의 핵심 인물의 롤을 소화한다. 그는 정중하고 예의바른 모습과 달리 냉혈한 모습으로 우리 역사에 항상 등장하는 권력 시스템을 상징하고 있다.

여기에 추재진 기자 역을 맡은 김상호는 그동안의 악역 캐릭터에서, 성진의 30년된 절친한 형으로 등장해 뜨거운 우정을 보인다. 라미란과 오연아의 지원사격 역시 극의 몰입도를 더하는 포인트다. 라미란은 '보통사람'에서 강성진의 아내를 연기하면서 웃음기를 빼고 이름만 들어도 그리운 우리의 어머니를 연기한다. tvN '시그널'과 MBC 수목드라마 '피고인'에서 인상깊은 연기로 화제를 모은 오연아는 추재진의 후배 사진 기자로 분해 어리숙하지만 나라의 혼돈 안에서 성장하며 후반부 중요한 역을 해낸다.

영화는 과거에 일어났기 때문에 이제는 일어나선 안 될 일들이 거짓말처럼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각인시키면서 평범함을 지켜내기 위해 언제나 치열하게 살아온 '보통사람'에 이야기를 다룬다. '보통사람'이 주는 공감과 울림의 힘이 여기에 있으며 그 이야기는 결국엔 우리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권력층의 적나라한 모습이 보여져 다른 때 같았으면 위험한 영화로 비쳐질 수 있겠지만,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정치와 민주화 운동에 관심이 많아진 젊은 세대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오는 3월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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