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무슨 할 말 있다고...”

대선 패배주자들 ‘정치훈수’발언에 유권자 냉담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7-05-16 13:19:28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대선 패배 이후 일정기간 자숙하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과거 주자들과는 달리 각종 정치 훈수를 쏟아내며 정치재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지사,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등을 바라보는 유권자 시선이 곱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대선 당시 사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선택했다는 김모(47. 서울 은평구 녹번동)씨는 16일 “선거에서 떨어진 사람들이 이런저런 훈수를 두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세우려는 모양새가 우습다"며 "그렇게 잘났으면 직접 대통령을 했어야지"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지지했다는 조모(51.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씨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에 대해 "자기를 키워준 박근혜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는 데 앞장 선 일 외에는 특별한 활동이 떠오르지 않는 정치인"이라면서 "같은 당 사람들과도 화합하지 못한 사람이 새 대통령 취임식장에 앉아 협조 어쩌고 하는 모습이 참으로 가증스러웠다"고 직격했다.

국민의당 당원이라고 밝힌 유모(37. 서울 강동구 성내동)씨는 "대통령 선거를 개인적 정치 역량 훈련을 위한 학습기회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5년 후 대선출마를 기약하다니. 자신감인가, 이기심인가"라고 질타했다.

앞서 한국당 후보였던 홍 전 지사는 연일 당내 인사들을 겨냥, '구 보수주의 잔재'라면서 견제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구 보수주의 잔재들이 설치는 당으로 방치하게 되면 한국 보수우파의 적통정당은 한국정치판에서 사라지고 좌파들의 천국이 된다"며 "우리 모두 각성해야 한다"고 공세를 취했다.

특히 그는 한국당 지지율 폭락 책임을 당내에 돌렸다.

홍 전 지사는 "대선 때 치솟았던 지지율이 이렇게 폭락한 것은 대선패배도 원인이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당 쇄신이 되지 않아 아직도 우리 국민들은 자유한국당을 새로운 신 보수주의 정당이 아닌 실패한 구 보수주의 정권세력들의 연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 잔재들이 당을 틀어 쥐고 있는 한, 그 잔재들이 당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 한, 우리 국민들은 자유한국당을 버릴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쇄신되어야 산다. 이념적 지향점도 바꾸고, 지도부도 바꾸고, 정신도 바꾸고, 자세도 바꾸어야 한다"며 "10년 집권으로 관료화된 당의 조직도 전투적인 야당 조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최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홍준표 전 지사의 당권 도전설에 대해 "지금 막 대선에서 떨어졌는데 또 당권에 출마한다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맞받아치고 나섰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국민의당이 존재했기 때문에 이번 대선을 다당제 하에서 치를 수 있었다"고 자평해 빈축을 사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전날 여의도 당사에서 당직자 70여 명과 오찬을 하면서 "이제 기득권 양당이 모든 권력을 가지는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며 "국민의당이 있어서 작년 총선 때 처음으로 다당제 시대를 열었고, 치열한 대선 과정에서도 다당제를 유지했다. 대한민국 정치사에 기록될 의미 있는 노력이었다"고 평가했다.

심지어 그는 "이번에 승자독식의 대선이지만 우리는 전 세대, 전 지역에 걸쳐 20% 전후의 고른 지지를 받는 의미 있는 성적을 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당제 하에서 치러진 대선에서도 고른 지지를 받았다는 건 그만큼 합리적 개혁을 바라는 국민이 많다는 표시"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 시도는 다시 또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해서 더 크게 확산되리라 확[신한]다"고 후일을 기약하기도 했다.

대선과정에서 당내에서 제기되는 ‘연대론’을 거부해 대규모 탈당사태가지 벌어지게 했던 유승민 의원 역시 또 다시 ‘자강론’을 고집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종구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전날 오후 강원도 고성군 국회 고성연수원에서 열린 1박 2일 연석회의에 참석, "정책적 연대뿐 아니라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그룹, 서로 호흡을 같이하는 국회의원들하고 합당은 아닐지라도 연대를 통해 어느 정도 포지션(위치)을 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미래가 없다"며 사실상 국민의당과 정책적 연대를 제안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와 3년 뒤 총선, 굉장히 어려움이 많을 것 같지만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했으면 좋겠다"며 거듭 자강론을 주장했다.

이어 “어려움을 피해간다고 해서 그 어려움이 없어지지 않고, 우리가 우리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때 피와 살이 된다”며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같이 극복하는 한 사람의 당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통합론을 일축한 셈이다.

이에 따라 유 의원이 당권에 관심 있는 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 의원의 핵심 측근인 이혜훈 의원은 유 의원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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