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도전 홍준표, 본전도 못 챙긴 거친입담...어쩌나

바퀴벌레 →제 정신이냐...지도부 사퇴 →정계은퇴하라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7-05-18 10:29:43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대선 패배 이후 당권 도전으로 활로를 모색 중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선후보가 특유의 독설로 처신하다가 본전도 못 챙겼다는 지적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18일 “홍 전 지사가 당내 구주류를 향해 ‘바퀴벌레’ 운운하다가 ‘낮술 드셨느냐’는 핀잔을 들었고, ‘지도부 사퇴’를 거론했다가 오히려 ‘정계은퇴’를 요구받는 등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상황을 자초했다”고 말했다.

홍 전 지사는 최근 대선에서 낙선한 이후 연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 교체와 구주류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 당 대표 출마를 위한 물밑 활동을 펼쳐왔다.

사달이 난 것은 전날 홍 전 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구주류와 당 지도부를 싸잡아 '독설'을 퍼부으면서다.

그는 구주류를 겨냥해 “박근혜 팔아 국회의원 하다가 박근혜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었고, 박근혜 감옥에 가고 난 뒤 슬금슬금 기어 나와 당권이나 차지 해보려고 설치기 시작한 사람들, 참 가증스럽다"고 비난했다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제 정신이냐"는 질타를 받았다.

홍문종 의원은 같은 날 열린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그동안 선거하면서 ‘하나가 되는 게 당이 사는 길이다’라고 목이 터져라 외쳤는데 무슨 바퀴벌레고, 탄핵 때 어쩌고 (하느냐)”면서 “(국민들께) 변화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되는데 도대체 반성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홍 전 지사의 부적절한 처신을 우려했다.

홍 전 지사는 당권경쟁자로 예상되는 정우택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견제구를 날리다 정계은퇴 요구에 직면하게 됐다.

그는 “대선같은 큰 행사를 치렀으면 당을 새롭게 하기 위해 당 지도부 사퇴 이야기가 당연히 나와야 되는데, 타 당은 모두 그 절차를 밟고 있는데 유독 한국당만 어렵게 당을 복원한 사무총장에게만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아무런 정치적 의미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 소위 지도부라는 회의를 하고 있다”면서 지도부 사퇴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 후보로 나왔다가 낙선한 사람들은 대개 좌절하거나 정계은퇴를 했다”며 “낙선된 후보자가 할 일은 모든 당원들이 같이 협력해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고 국민께 지지해주신 데 대해 감사를 표하는 것이 도리”라고 역공에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진의원은 “홍 전 지사가 대선 때는 화합을 이야기하면서 당원권 조치까지 풀어가며 핵심친박 인사들을 끌어들이던 홍 전 후보가 이제와서는 친박을 없애야 할 세력이라고 말 바꾸는 모습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며 “일관성없이 좌충우돌하는 모습에 당내 주류는 물론 중립진영 인사들도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그는 “구주류의 패권주의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한다”며 “진정한 반성과 참회 없이 미봉책으로 덮으려 한다면 국민들은 한국당을 외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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