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이유미 단독범행 결론에도 여전한 의문은?

이준서-박지원, 엇갈리는 주장... 누구말이 맞나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7-07-04 10:58:31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문준용 의혹 관련 제보조작 사건에 대해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이 이유미 씨 단독범행이라고 당 차원 개입에 선을 긋고 나선 데 대해 너무 서두른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의 첫 제보 인지 시점 관련 부분에 대해 당내 조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김관영 진상조사단장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문준용 제보 조작 사건의) 핵심은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가담했느냐 여부"라며 "5월 5일 발표할 때까지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도저히 알 수 없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많은 증거들이 나와 있기 때문에 이건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가담을 하지 않았구나 하고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지원·안철수 전 대표는 이번 '문준용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해 미리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유미씨의 단독범행 가능성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위기다.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이 씨가 4월 27일 이 전 최고위원에게 ‘준용 씨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파슨스디자인스쿨 동문을 알고 있다’고 얘기한 뒤 5월 1일 조작된 카카오톡 대화 캡처 화면을 전달했다. 또 이 씨는 이 전 최고위원이 언론에 제보하기 위해 대화 당사자의 녹취록을 가져오라고 독촉하자 허위의 녹음파일을 만들어 3일 이 전 최고위원에게 건넸다.

그러나 이씨는 대선 이후 검찰의 수사망이 자신을 향해 좁혀들자, 지난달 24일 오전 6시 반 조성은 전 비대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관련내용을 조작했다고 처음으로 자백했다.

이후 조 전 위원은 이 사실을 박 전 대표를 비롯해 이용주 의원, 송기석 의원, 손금주 의원, 이태규 의원 등 안 전 대표의 핵심 측근들에게 전화로 알렸다.

이 과정에서 박지원 전 대표 관련 부분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김관영 의원은 전날 기자간담회 초반에 “지난 5월1일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박지원 전 대표와 한 차례 통화한 사실을 양자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둘 사이 직접 연락이 닿은 적이 없다’며 박 지원 전 대표의 제보 조작 사전 인지 가능성을 일축했던 지난달 29일 중간조사발표와 상충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이 이 내용을 박 전 대표에 알린 시점은 국민의당이 관련 의혹을 제기한 시점인 지난 5월 5일 보다 나흘 앞선 5월 1일이다.

문제는 5월 1일 박 전 대표와 '증거 내용을 확인하라'는 식으로 통화했다는 이 최고위원 증언과 달리 박 전 대표는 관련 내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고 한 차례 통화도 이뤄졌다는 것도 이 전 최고위원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부인하고 있는 정황이다.

특히 김관영 의원은 이날 간담회 끝 무렵 박 전 대표 측으로부터 전달된 쪽지를 받고 '박지원 대표가 ‘이준서와 통화한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기존 발언을 수정하기까지 했다.

의혹이 끊이지 않자 박 전 대표는 같은 날 별도의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입장을 적극 드러내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의 휴대폰을 취재진에 보여주면서 이 전 최고위원이 보낸 (음성) 파일이 열리지도 않았고 자신이 이 전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관련 내용을 논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전날 이 전 최고위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김성호 전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과 김인원 전 부단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 과정에서 김성호 전 부단장은 문준용 채용 특혜는 사실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 사건으로 채용 특혜 의혹의 진실이 가려져서는 안 된다”며 “(준용 씨) 입사원서에는 대학과 학과조차 기재돼 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말했듯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이 제 마음을 대변한다”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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