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7과 보훈외교

황정숙

siminilbo@siminilbo.co.kr | 2017-07-18 16:41:00

부산지방보훈청 보훈과 황정숙
▲ 황정숙
지난 주말 요즘 한창 인기있는 예능프로그램인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유시민의 에디오피아 커피에 대한 소개와 함께 나온 에디오피아 참전 기념관이 전파를 탔다. 이 이야기 속에는 지금 우리가 국제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6.25전쟁은 역사상 가장 많은 국가가 단일 연합군을 결성해 참전한 전쟁이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트루먼 대통령은 급히 UN안전보장이사회를 열어 6월 27일 미군과 UN연합군을 한국으로 보내겠다는 결의를 발표한다.

당시 한국은 애치슨 라인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익보다는 손실이 더욱 클 것이라는 점을 들어 미국의 모든 전략가들이 한국파병을 반대했지만, 투르먼 대통령은 자유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위협을 받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후 UN의 지원 결의가 통과됐으며 총 67개국 34만여 명의 병력이 한반도의 자유를 위해 참전했다.

미국, 영국, 터키, 호주, 캐나다, 프랑스, 그리스, 콜롬비아, 태국, 에티오피아, 네덜란드, 필리핀, 벨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뉴질랜드, 룩셈부르크 이렇게 16개국이 군병력을 파병해주었고, 인도, 덴마크, 스웨던, 노르웨이, 이탈리아가 의료을 지원했다.

그 외에도 40개국의 물자지원과 6개국의 전후 복구 사업지원 등 6.25전쟁으로 총 67개국이 우리나라에 도움을 보내왔다.

우리에게 도움을 준 이 국가들이 파병 당시 경제적, 정치적 여유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1953년 이탈리아로부터 침공을 당한 역사적 경험이 있었던 에피오피아의 황제는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운 나라는 자유를 사랑하는 나라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황제친위대를 보내왔고, 6.25전쟁 당시 불패의 신화를 쓰기도 했다.

6.25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 비극이자 큰 아픔이다. 하지만 우리는 비극과 아픔에서 머물러 있어서는 안된다.

6.25전쟁이 맺어준 인연을 통해 국가보훈처는 보훈외교에도 관심을 가져왔고, 지속적인 보훈외교로 다져온 국가적 유대감은 분명 우리나라의 외교적 자산이 됐다. 6.25전쟁 당시 가장 많은 파병군인을 보내온 미국은 6.25전쟁을 ‘forgetten war’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우리의 보훈외교는 참전국과 참전 군인들에게 그들의 노력이 대한민국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는 자긍심을 심어주며, 그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67개국의 도움과 대한민국 국민의 노력으로 우리는 비약적인 발전을 했고, 지금의 우리나라는 과거에 도움을 받았던 몇몇 나라보다 더 잘 살게 된 지금, 우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참전국에게 우리가 먼저 도움을 주어야 하며, 그들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과거 우리가 힘들 때 도와줬던 것에 대한 보은이라는 메시지도 함께 전달돼야 한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은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만들게 될 것이며, 참전국과의 친밀감과 유대감을 넘어 혈맹국을 만드는데 주요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80세가 넘은 참전 군인들은 만약 ‘한국에 또 전쟁이 발생한다면, 내가 가장 먼저 총을 들고 싸워주겠다’고 말한다. 때문에 우리는 7월27일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번영과 평화에는 우리국민의 헌신과 희생뿐만 아니라 유엔 참전국과 참전군인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날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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