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른, TK민심 잡기 안간힘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7-07-20 11:07:00
바른, 이틀째 공략...이혜훈은 박정희 생가도 방문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보수적통’을 놓고 경쟁관계에 있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20일 보수정당 전통 텃밭인 TK(대구ㆍ경북) 민심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특히 바른정당 지도부가 총출동, 당세 확장을 위한 ‘바른정당 주인 찾기’ 캠페인 첫 지역으로 TK지역을 택한 가운데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하는 등 연이틀째 TK 공략 행보를 이어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대선 이후 바른정당이 당 지도부 차원에서 TK를 찾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바른정당은 앞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 계획'이 취소되자 당 지도부가 나서 ‘권력 눈치 보기’라며 주관부서인 우정사업본부를 맹비난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바른정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지지층의 핵심 근거지인 TK 공략을 통해 ‘배신자 프레임’을 걷어내고 한국당과의 보수적통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 민심은 여전히 바른정당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전날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 마련된 바른정당 유세 무대 앞에서는 수십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이 깃발과 피켓을 들고 몰려와 바른정당을 ‘배신자’라고 비판하는 풍경이 전개되기도 했다.
특히 "이혜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것에 대해 이런 저런 정치적 해석이 있지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순수한 예우차원의 방문으로 봐 달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자유한국당도 지난 18일 TK지역 전현직 정치인 40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대구경북발전협의체(TK발전협)를 발족시키는 등 홍준표 대표 선출 이후 TK 민심잡기에 돌입했다.
TK발전협은 한국당 소속 TK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등 29명이 포함된 기구로 이 지역을 ‘보수의 심장’으로 호명하며 지지기반으로 삼아온 만큼, 탄핵 정국으로 흩어진 민심을 다시 끌어모으는 데 당력을 집중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대구시당과 경북도당 위원장이 간사를 맡아 앞으로 매월 한 차례 정례모임을 갖고 지역 현안은 물론 예산확보를 위해 TK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계획이다.
당시 창립총회에선 이철우 사무총장이 “TK에서 한국당에 대한 내리사랑이 끊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자식이 부모에게 잘 하듯 대구·경북을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고 말했고, 권영진 대구시장은 “총선패배, 탄핵, 대선패배 후 시·도민의 걱정과 우려가 많고 한국당에 주던 믿음도 전과 다르다. 새롭게 TK에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사에 참석한 홍준표 대표 역시 “TK는 이 땅의 산업화를 이뤄서 오천년 가난을 벗어나게 해준 중심 세력”이라며 “모두 힘을 합쳐 TK가 선진 대한민국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TK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특히 홍 대표는 최근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조원진 의원 탈당으로 공석이 된 ‘대구 수성구을’을 지목, "대구 당협위원장을 주면 장관을 불러 예산을 챙기겠다”고 희망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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