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손혜원, 장례식 ‘엄지척’ 사과했지만
누리꾼들 “고인 능욕하는 재주 있네” 질타 계속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17-07-26 09:52:12
한 누리꾼은 전날 SNS 단체 대화방에 “이제 문재인 정권도 패망의 길로 들어서는 모양”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김군자 할머니의 빈소에서 밝은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사진을 올렸다.
자신을 민주당 권리당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손혜원 송영길 두 의원의 행동이 결코 가볍지 않은 것은, 아직도 승리에 취해, 권력에 취해 해어날 줄 모르는 연장선상에 있다”면서 “이제 지으려는 문재인 정부 공적비의 기초부터가 썩어가는 현상”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다른 누리꾼들도 “남의 장례식장에 와서 잔치 기분 내고 있다”, “다들 제정신이 아니다”는 등의 댓글을 달며 두 의원을 강하게 비난했다.
결국 송영길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군자 할머니 장례식장에서 찍은 사진으로 모든 분들께 큰 상처를 드렸다”며 “정치인으로서 일제 강점기 청산과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나갈 것을 고민해야할 때 잠깐의 감정에 취했던 저의 부족함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일제강점기의 만행과 친일파들의 반민족적인 행위에 분노해 관련 법 제정에 적극 참여해왔다”며 “어제 빈소를 찾아주신 시민들께서 8월 15일에 할머님들이 사시는 나눔의 집에 함께 가자고 제안해주시고 동참해주셔서 빈소라는 점을 잠시 망각하고 기쁜 마음이 들었다”고 해명해 오히려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손 의원은 “장례식장의 추모 분위기에 맞지 않은 엄지 척 제스처를 취한 점은 제가 경솔했다”고 사과했지만, "아직 못다 푼 한 때문에 안타까움도 많은 자리였으나 그래도 호상으로 장수를 누리신 할머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기쁘게 보내자는 봉사자들의 뜻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손 의원이 언급한 ‘호상’은 복을 누리고 오래 산 사람의 장례를 뜻하는 것으로 김군자 할머니 빈소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날 오전에도 온라인상에는 송영길, 손혜원 의원을 향해 "고인을 능욕하는 재주가 있다"는 등 질책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사과하고 이들 두 의원의 경솔한 행동에 대해 징계절차를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상갓집에서 '엄지척'을 하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행동”이라며 “특히 손 의원의 경우 이전에도 논란이 된 적 있는데 더 이러면 곤란하다"고 비난했다.
송영길 의원 역시 초선의원 시절인 2000년 5월, 5·18 광주 전야제가 있던 날 광주의 단란주점에서 술판을 벌여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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