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脫호남-전국정당화’ 성공할까?

당내 현역 거부감에 동교동계까지 가세 ‘산 넘어 산’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7-08-09 15:00:00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당 안철수 전대표가 ‘탈(脫)호남-전국정당화’를 선언하면서 당권경쟁에 뛰어 들었으나 당내 반발로 쉽지 않아 보인다.

안 전 대표 측근 인사인 문병호 전 위원은 9일 CP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안철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이 넘도록) 결속력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며 안 전 대표의 승리를 낙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민주당 2중대', '호남당', '낡은당' 이란 프레임에서 벗어나야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의원은 특히 "국민의당은 호남 유권자 지지로 탄생했다. 안철수 (전 대표)가 대선에 실패한 것은 비호남권에서 지지를 못 받았기 때문"이라며 “국민의당은 앞으로 호남을 중시하면서도 비호남권에서 지지를 얻어야한다”고 ‘탈호남’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문 전 의원의 낙관적인 전망과는 달리 안 전 대표의 출마강행에 반발하는 당내 기류가 녹록치 않다는 분석이어서 주목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당초 안 전 대표가 출마하면 싱거운 선거가 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여러 변수가 발생하면서 전당대회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실제 40명의 국민의당 의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안 전 대표 출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날에는 동교동계 중심의 당 고문단이 긴급 회동을 열고 안 전 대표의 출마 결정 번복을 촉구하는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황주홍 의원은 이날 광주 지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출마는 당에 재를 뿌리는 것"이라며 "국민의당 의원 40명 중 약 30명 정도가 출마에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 황의원은 "그건 상식도 아니고 순리에도 맞지 않고 명분도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황의원은 "대통령선거 때 패배하고 지도부가 총 사퇴를 했다.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진 것"이라며 "그런데 대선패배의 장본인인 후보가 임시전당대회에 나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황의원은 특히 “안철수 전 대표는 대선 증거조작사건의 중심에 있다"며 "법률적으로 무혐의를 받았지만 정치적 도덕적으로까지 무죄인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 전 대표가)국민여러분께 사죄하겠다’는 기자회견 할 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얘기했었다"며 "그런데 불과 20일 만에 그 말들을 뒤집고 모든 것을 거머쥐겠다고 나오는 것은 정당성이 없기 때문에 출마 의사를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의원 외에도 안 전 대표를 두고 “외계인과 대화하는 것 같았다”(조배숙 의원), “꺼진 불”(장병완 의원) 등으로 표현하는 험한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국민의당은 전날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 후보자등록을 공고했고 후보자 등록은 10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다.

이날까지 안철수 전 대표, 천정배 의원, 정동영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한 가운데 김한길 전 의원의 가세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이와 함께 당내 일각에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추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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