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경선 토론회, 安 vs 反安 구도 뚜렷
安 “엄중한 상황 출마 불가피”...李 千 鄭 “출마 납득 어려워”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17-08-15 14:00:00
국민의당 관계자는 15일 “어제(14일) 저녁 열린 토론회는 안 후보를 겨냥한 나머지 후보의 공세가 집중되며 ‘안철수 대 반안철수’의 대결구도가 한층 선명해졌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인사말을 통해 “낡은 진보, 수구 보수의 기득권 양당정치를 깨버린 소중한 정당인 국민의당이 다시 일어나서 국민께 봉사할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안 후보는 특히 현재 국민의당이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보통 상황이면 저도 이렇게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며 “엄중한 상황에서 뒤로 물러나 있을지 적극적으로 나서 책임을 질 것인지 당원 여러분의 판단을 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스로를 ‘반장의 친구’라고 했던 이언주 의원은 “본인만이 당을 살리겠다는 생각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도 존중했는데 (안 후보 출마에) 반대하는 의원에 대한 설득이 너무 부족했다”면서 “저라면 반대하고 뒤돌아서 있는 분들을 밤늦게 집 앞에 찾아가서라도 울면서 설득하겠다. 왜 그렇게 안 했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정동영 후보도 “그동안 이 당이 시스템으로 움직인 게 아니라 소수 측근에 의해 움직였다는 비판이 있다”며 “수많은 당의 의원들과 원로가 출마를 말렸는데 안 후보가 너무 조급하게 생각한 것 아니냐”고 가세했다.
정 후보는 또 제보조작 파문에 연루된 이준서 전 최고위원을 언급하며 “안 후보가 ‘인재영입 1호’라고 하고 최고위원까지 시켰지만, 결국 실패한 영입 아니었느냐”고 꼬집었다.
천정배 후보 역시 천정배 후보는 “지난 대선 패배 때문에 중도 하차한 대표의 남은 임기를 채우는 보궐선거인데, 대선 패배 장본인인 안 후보가 (대표를) 차지하는 걸 누가 납득하겠나”라며 “안 후보는 반성과 성찰을 하다 내년 지방선거 때 큰 역할을 하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가 지난 대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인 햇볕정책을 두고 “공과 과가 있다”고 한 것에 대한 비판도 잇따랐다.
천 후보는 “대선에서 이런 어정쩡한 태도로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지도 뛰어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고, 정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이 지하에서 벌떡 일어날 일”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후보는 자신을 향한 잇단 공세에 불만을 토로하며 간간이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탈호남’ 표방 논란과 관련해 “오히려 천 후보가 과거 열린우리당 창당 시절에 ‘호남에서 표가 떨어져야 영남에서 표를 얻는다’고 하는 등 탈호남을 주장하지 않으셨느냐”고 반격했고, 정 후보를 향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과 차이가 없어진다. 정부·여당의 모든 국정 과제에 동의하는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