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1919 건국' 공식화한 문 대통령 비판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7-08-16 11:50:51
정우택 “文대통령이 규정한다고 역사가 되는 건 어불성설”
최해범 “백범 김구도 임시정부 법통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1919년 건국’을 공식화한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북한을 의식한 것”이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3선 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나라가 되려면 영토, 국민, 주권이라는 3대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헌법에 나와 있다"며 "1919년 상해임시 정부 당시 영토와 국민, 주권이라는 요소에 충족했는지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좌파 진영에서 1919년도 임시정부를 만든 시점을 건국일로 보는 것은 북한을 의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홍 대표는 "유엔 결의서에 남한 단독 정부가 수립됐다는 정통성을 부인하는 것"이라며 "정통성을 부인하고 1919년도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남북한의 정통성 싸움을 피해가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건국일은 역사학적으로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인데 대통령이 이 사안을 규정한다고 해서 역사가 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최해범 혁신위원도 전날 “1948년 8월 15일 정부수립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이 건국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은 우파의 사관도 좌파의 사관도 아니다”라며 “그것은 그저 산을 산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자명한 사실을 확인하는 것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최 혁신위원은 “헌법 전문에 적힌 3.1운동으로 대한민국이 수립되었다는 표현은 말 그대로 선언적 규정일 뿐”이라며 “상해임시정부는 대한민국의 씨앗이다. 아이가 잉태된 날을 생일로 기념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최 위원은 백범 김구 선생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대해 부정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의 임시정부의 법통성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은 사실을 거론하면서 “민주당 지도부들 대부분은 존경하는 인물로 백범 김구 선생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데 임정법통론을 정면 부정한 인물이 바로 백범 김구 선생이고, 반대로 민주당 사람들이 혐오하는 이승만 대통령이 임정 법통론의 주창자였다는 이 아이러니는 어떻게 설명하시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3년간 미군정을 끝낸 후 드디어 건립된 대한민국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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