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복당파, ‘보수대통합’ 요구하지만

홍준표 “인위적 통합 안 돼”...바른정당 “우리가 주축 돼야”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7-08-17 09:48:48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복당파를 중심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여의치 않아 보인다.

한국당 관계자는 17일 “중진 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선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보수 통합론’이 나오고 있지만, 홍준표 대표가 ‘인위적 통합’에 대해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전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3선의원 연석회의에서는 권선동, 김학용, 홍일표 의원 등 바른정당 탈당파와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강석호 의원 등이 ‘보수통합론’을 잇달아 제기했다.

강석호 의원은 "가는 곳마다 보수가 갈라져서 내년 지방선거를 어떻게 할지 묻는 다"며 "문재인 정부 탓만 하는데 보수가 합칠 방안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보수층을 끌어들인 다음에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당 대표가 한국당-바른정당-애국당이 추구하는 보수 가치의 차이점 등을 고려해 보수가 뭉칠 수 있는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압박했다.

권성동 의원도 "우리 당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빠르고 쉬운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해봤는데 보수 통합이 시급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이 시대에 보수정치를 한다면 사명은 보수를 하나로 만드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어 "그 길(통합)을 가야만 지방선거에서 차기 정권 탈환을 위한 교두보를 만들 수 있다"며 "우리는 큰 집이다. 작은 집을 향해 우리가 그런 명분을 갖고 움직일 때 우리 당 지지율도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학용 의원 역시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보면 보수가 지리멸렬하면 안된다.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통합해서 나라를 걱정하는 건전한 분들의 의견을 대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는 "통합의 당위성은 있다"면서도 "인위적인 보수 통합보다는 선거를 통해 자연스럽게 정리되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홍 대표는 그동안 양 당이 지방선거 전에 손잡는 것을 '인위적 통합'으로 규정하면서 국민이 선거를 통해 자연스레 한국당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자 복당파인 홍일표 의원이 “지난 대선 패배는 보수 분열이 큰 원인이었다”며 “보수 통합은 선거로 자연히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무책임하게 보일 까봐 걱정된다. 보수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지난 대선 패배 원인에 대해 백서하나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작 바른정당은 "바른정당 기치하에 모이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일축하는 모습이다.

이혜훈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보수의 미래가 있으려면 바른정당이 주축이 돼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낡은 보수가 중심이 돼 보수가 다시 뭉친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통해 볼 수 있듯이 국민의 외면을 당할 수밖에 없다" 며 "보수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바른정당의 기치하에 다시 모이는 길 말고는 왕도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어떤 분은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통합이)어렵겠지만 다음 총선을 앞두고는 (한국당과)같이 가야 되지 않느냐고 한다"며 "그런데 그것도 어려울 것 같다. 1차적으로 비판해야 할 대상은 여전히 한국당"이라고 가세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홍준표 대표의 생각이나 바른정당 의원들의 입장을 볼 때 지방선거 이전에 보수대통합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며 “결국 총선에 가서야 통합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과 정진석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 등이 준비 중인 초당적 토론 모임이 보수통합을 위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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