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장호중 前부산지검장 고강도 밤샘 조사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17-11-01 09:00:00

국정원 댓글수사 방해 혐의
가짜 사무실 마련 개입 추궁

▲ 2013년 검찰의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를 방해하는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시민일보=여영준 기자]2013년 당시 검찰의 국가정보원 댓글수사 방해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이 30일 귀가했다.

장 전 지검장은 앞서 전날인 29일 오후 3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으며 장장 15시간에 가까운 조사를 받고 이날 오전 6시께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장 지검장의 진술 내용을 검토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소환조사에서 검찰은 장 지검장이 2013년 수사 당시 국정원이 압수수색에 대비해 위장 사무실과 가짜 서류를 마련하거나, 국정원 심리전단 요원들이 검찰 수사나 법원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하도록 하는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지검장이 소환된 것은 장 전 지검장이 처음이다. 검사장급 이상 현직검사가 피의자로 조사를 받은 것은 지난해 7월 '넥슨 주식 대박' 혐의를 받던 진경준 전 검사장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한편 장 지검장은 수사방해 연루 의혹이 불거진 뒤 30일 자로 부산지검장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다.

검찰은 2013년 당시 서천호 전 2차장 등 국정원 측 4명과 당시 감찰실장, 법률보좌관, 파견검사로 일했던 장 검사장, 변창훈(48·23기) 서울고검 검사, 이제영(43·30기) 전 의정부지검 형사5부장(현 대전고검 검사) 등 현직검사 3명이 이른바 '현안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검찰 수사방해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겼다고 본다.

또 이들의 행위에 당시 남재준 국정원장 등 윗선의 지시나 묵인이 있었던 것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주말 동안 현안 TF에 몸담았던 검사들과 국정원 측 서 전 차장, 고모 전 국익전략실장, 하모 전 대변인 등을 모두 불러 조사했다. TF에 참여한 김진홍 전 심리단장을 구속했으며, 문정욱 전 국익정보국장을 긴급체포해 2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 전 국장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3시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 심리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되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늦어도 31일 새벽께 구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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