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폰으로 생산된 포털사이트 계정 구매… 가짜후기 ‘바이럴 마케팅’ 일당 적발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17-11-09 17:07:01

[시민일보=여영준 기자]대포폰으로 7만여개의 포털사이트 계정을 만들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판매한 계정은 광고대행사로 넘어가 '바이럴 마케팅'에 사용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015년 11월부터 1년여간 포털 사이트 계정을 7만여개 만들고, 이를 광고대행사 등에 팔아 2억6000만원을 챙긴 혐의(업무방해)로 이 모씨(30)와 전 모씨(34)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또한 광고대행사 관계자 44명과 성형외과 원장 김 모씨(42)도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구매한 계정으로 해당 포털 사이트에 진짜 사용·이용 후기인 것처럼 위장한 추천 글을 올려 소비자를 속인 혐의(표시광고법·의료법 위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조사 결과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던 이씨는 휴대전화 인증만 하면 포털 사이트의 비실명 계정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 등은 대포폰 130대로 전화번호를 바꿔가며 계정 7만여개를 만들어 바이럴 마케팅을 하는 광고대행사에 팔아넘겼다.


이들은 판매한 계정이 차단되면 다른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곧바로 제공하는 이른바 '애프터서비스'도 해줬다.

광고대행사들은 이들 계정을 이용해 직접 물품을 써봤거나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것처럼 블로그나 포털 '지식인' 페이지에 사용기를 올렸다. 이들이 추천한 것은 주로 결혼정보업체나 건강식품 등 소비자들이 많은 고민 끝에 선택하는 품목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한 광고대행사는 이씨 일당에게 1억원을 주고 무려 4만개의 계정을 사들여 7개월간 2만여건의 글을 올려 6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활동 이력이 전혀 없거나 프로필을 비공개로 설정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도록 작성한 블로그 게시물은 광고 목적의 허위 게시물일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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