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SK그룹 국정원 압박에 ‘보수단체 지원’ 정황 포착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17-12-20 09:00:00
[시민일보=여영준 기자]국가정보원이 기업을 압박해 보수단체를 불법 지원하도록 개입했다는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SK그룹이 국정원 압박에 2억원을 출연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지난 11월15일 문정욱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기소 하면서 이같은 내용을 공소장에 넣었다.
문 전 국장이 2014년 2월 부하 직원을 시켜 SK그룹 본사 임원과 접촉해 2억원의 자금을 4개 보수단체에 지원토록 압박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당시 SK가 청와대의 관심사항이라며 국정원 측이 요구하자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회 등 4개 단체에 2억원을 출연한 것으로 검찰은 본다. 출연 시기는 최태원 회장이 횡령 등 혐의로 구속돼 있던 때였다.
앞서 검찰은 문 전 국장이 SK 외에도 여러 대기업을 압박해 총 9억9000만원의 출연금을 보수단체에 지원하게 한 혐의를 포착해 기소한 바 있다.
한편 '화이트리스트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역시 당시 국정원이 보수단체 지원에 광범위하게 관여한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삼성·현대차·SK·LG 등 대기업 및 보수단체 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정원 간부 등이 직접 대기업을 압박해 특정 단체에 거액을 제공토록 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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