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 상상 속 존재 "어떤 것이 있나?"
서문영
issue@siminilbo.co.kr | 2018-02-10 11:14:55
인면조(人面鳥)는 말그대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는 새로 만세 혹은 길리라 불린다. 불교에서는 극락정토에 둥지를 튼다는 가릉빈가로 잘 알려져 있다. 마음의 귀가 있는 사람만이 인면조의 아름다운 노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순결한 처녀만이 잡을 수 있다는 유니콘과도 비슷하다.
이 인면조는 고구려 덕흥리와 무용총 벽화에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예로부터 우리 민족에게 알려진 상상 속 동물들로 추정된다. 현재 인면조 벽화는 간도 지방인 중국의 길림성에 위치하고 있다. 때문에 연구가 어렵고, 교육도 잘 되지 않아 생소한 현실이다.
인면조가 우리에게 생소하다면 고구려를 상징하는 동물인 삼족오(三足烏)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상상 속 동물이다. 말 그대로 세 발을 가진 까마귀로 태양 안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서는 자주 등장했기 때문에 친숙하다.
또다른 상상 속 존재는 태왕사신(太王四神)이다. 태왕사신은 왕을 상징하는 황룡을 보필하는 청룡(靑龍), 백호(白虎), 주작(朱雀), 현무(玄武)를 뜻하는 것으로 황룡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위치한다. 흔히 좌청룡-우백호라는 말도 여기서 나온 말이다.
고대인들은 동서남북 4방의 성좌를 또는 우주를 다스리는 제왕과 그 밑에 4방을 수호하는 방위신이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이 동물의 성질과 색채를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맞춰 배정했으며, 옛날부터 왕들이 왕도를 정하는데 기본적인 요건으로 삼아왔다.
그동안 고대인들의 상상 속 동물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수 존재했다. 이번 인면조에 대한 관심은 그동안 잊고 지냈거나 모르고 지낸 우리 민족 역사 속 이야기를 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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