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에도 불구하고 냉철함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
서문영
issue@siminilbo.co.kr | 2018-03-10 08:00:00
9일 조민기는 서울 광진구 구의3동 한 주차장 옆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민기는 최근 불거진 문화예술계에 불거진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자신이 재직 중인 학교에서도 사임하고, 출연을 앞둔 작품에서도 하차했다.
조민기는 자신이 재직 중인 학교의 학생에게 부적절한 행위로 논란에 휘말렸다. 이는 문화예술계에 불고 있는 불미스러운 사건과 맞물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가 메신저로 음란한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 공개되며 대중은 충격을 받았다.
조민기의 사망은 최근 사회 전반에서 불고 있는 '미투 운동'에서 가해자가 사망한 최초의 사건이다. 수사를 받을 예정이었던 조민기는 사망으로 인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이다. '공소권 없음'은 범죄 사실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혐의 결정과는 다르다.
조민기에게 자신의 행위에 있어 제대로된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할 수 있다. 조민기의 행위는 부정할 수 없는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그의 사망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고인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자는 의견도 납득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사건으로 인해 '미투 운동'이 대중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민기가 가해자인건 사실이지만 '미투 운동' 분위기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라는 점이 자칫 대중들에게 왜곡될 수 있다. 때문에 언론은 조민기의 사망이 '미투 운동' 때문이라고 보도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다.
여창용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번 사건과 '미투 운동'을 연계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론은 신중한 보도를 해야만 한다. 냉철하게 보도를 하면서도 고인을 모독하는 것을 삼가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조민기로부터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이 상처를 입지 않는 것이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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