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기관 채용 수상하다

이대우 기자

nice@siminilbo.co.kr | 2018-04-10 16:59:46

원서 접수기간에 합격자 발표 등 의혹투성이...여야 시의원들 고발 촉구

[시민일보=이대우 기자]서울시 산하 일부 기관이 직원을 채용하면서 공개모집을 하지 않거나 원서 접수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결과 발표를 하는 등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서울시의회 성중기(자유한국당), 김용석(바른미래당) 의원 등 야당 의원은 물론 박원순 서울시장과 같은 당 소속인 박진형(더불어민주당) 등 3명의 시의원들은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관련 기관을 수사기관에 고발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시의원들에 따르면, 서울혁신센터는 지난해 센터장을 채용하면서 공모를 밟도록 하는 '직원 공개 채용 원칙'과 달리 법인 이사회 의결만으로 센터장을 채용했다.

그나마 이 이사회마저도 재적 10명 가운데 5명만이 참여해 의결 정족수인 6명도 채우지 못했으며, 참석한 5명 가운데에서도 고작 3명만 채용에 찬성했는데도 센터장 채용이 이뤄졌다.

센터는 또 2016년 책임연구원을 뽑으면서 원서 접수 기간을 그해 1월28일부터 2월2일까지로 공고해놓고, 2월1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시의원들은 “원서 접수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합격자가 나온 것”이라며 “서류 전형은 원서 접수 시작 다음날인 1월29일 이뤄졌고, 그 다음날인 30일 면접까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김용석 의원은 "심사 점수 평가에서도 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은 사람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등 특정인을 채용하기 위한 부당한 심사가 자행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센터는 또 2016년 10월 '견책' 징계를 받은 사람을 2개월 만인 그해 12월 핵심 보직인 '혁신기획단장'에 배치하고, 이듬해 2월 계약직 신분이던 이 사람을 정규직 채용한 것으로 그러났다.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는 공모 절차에 전직 면접관이 지원해 합격하는 황당한 일까지 일어났다.

실제 2013년 9월 이뤄진 경영지원팀장 채용 면접에서는 후보자 3명이 모두 탈락했는데 당시 면접관으로 참여한 A씨가 다음 달 이뤄진 재공모에서 후보로 지원해 최종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진형 의원은 "지원자가 모두 탈락한 첫 번째 시험과 그다음 면접의 공정성을 심히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센터 소속 B씨는 서류 전형이나 면접 같은 채용 절차 없이 인사위원회 결정만으로 입사했는가하면, 서울시 거버넌스 총괄코디네이터 채용 과정에서는 자격 요건에 모자란 사람이 합격한 일도 있었다.

박진형 의원은 "채용비리는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 특정 당 후보의 유불리 문제가 아니다"라며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불공정이고 적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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