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드루킹 특검’ 놓고 연일 날선 공방전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8-05-10 11:57:58

우원식 “야당 ‘대선불복특검’ 요구…더 이상 논의 안한다”
장제원 “본질은 실체적 진실규명...본질을 호도하지 말라”
김동철 “특검 피하려 추경 내팽개치고 민생국회 외면하나”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드루킹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야권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당이 이를 ‘대선불복 특검’으로 규정하고 더 이상 논의는 없다고 일축하며 맞서는 상황이어서 당분간은 국회 공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원내대표 임기 만료 직전 마지막으로 주재한 정책조정회의에서 ‘성역 없는 특검’을 요구하는 야당 요구와 관련, "‘대선불복' ‘닥치는대로' 특검은 받아들일 수도 없고 함께할 수도 없다"고 일축하면서 "협상이 더 이상 의미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면서 “국회 정상화를 통해 시급한 민생현안과 추가경정예산 처리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경찰조사가 미진하면 특검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에서 특검 수용 결단을 내린 바 있다”며 “개인적으로 정치적 생명까지 내놓은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이상 이 부분에 대해 논의하지 않겠다”며 “국회에 대한 국민 분노가 들끓어 이럴 바엔 차라리 국회를 해산하라고 하는 목소리를 야당은 잘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집권당인 민주당이 급기야 야3당의 드루킹 특검 요구를 두고 ‘대선 불복’ 운운하고 있다”며 “드루킹 특검의 본질은 국민적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대선 불복이라는 말을 한 적이 없으며, 지난 대선 결과에 승복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질을 호도하려 드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특히 “대선불복의 ‘ㄷ’자도 꺼내지도 않았는데 뜬금없이 ‘대선 불복 프레임’을 들고 나와 스스로 ‘드루킹 게이트’를 ‘대선 여론 공작 게이트’로 몰아가는 모양새”라며 “마치 도둑이 제 발 저리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입만 열면 ‘민주주의’와 ‘민주세력’을 강조하던 사람들이, 이제 대선 여론조작 의혹의 당사자가 되었으니 자가당착도 유분수”라고 비난했다.

장 대변인 또 “드루킹팀의 댓글공작 표적이 안철수와 홍준표에 이어 반기문 죽이기 댓글 작업을 펼친 정황이 밝혀졌다"며 “이쯤 되면, 드루킹팀이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선거 캠프 산하 온라인 참수부대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감출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대체 누가 이들에게 경쟁자인 대권후보 죽이기에 나서라고 지시를 했는지, 이 작업의 대가는 무엇이었는지, 후보였던 문 대통령은 이 같은 공작에 대해 보고받았는지 철저히 밝혀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떳떳하다면, 즉각 조건 없는 특검에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 참석해 대선 7개월 전인 2016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 드루킹 일당이 9만여 건 기사에 댓글 작업을 한 정황을 경찰 조사 결과 발견된 것과 관련, “하루에도 수백만건을 조작할 수 있는 드루킹이 대선 전에 개입했다면 선거에 미칠 영향이 어땠을 지 짐작이 안 된다”며 그간의 선거 결과에 대해 의혹의 시선을 드러냈다.

그는 “이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복심인 김경수 의원, 그리고 집권여당이 관련돼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특검에 대해 어떤 진정성도 없이 방해하며 시간을 끌었다. 진실을 호도하지 말고 앞장서서 특검을 주장하면 될 것”이라고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또한 김 원내대표는 드루킹 사건을 ‘수많은 미꾸라지 중 하나’라 표현한 추미애 민주당 대표를 겨냥 “이런 궤변이 없고 본말전도”라며 “그럼 미꾸라지 하나의 인사청탁에 왜 청와대가 절절맨 건가. 청와대가 미꾸라지 하나에 놀아난 건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특검을 피하고 싶어 추경을 내팽개쳤고 민생국회도 걷어찬 것 아닌가”라며 “청와대 눈치만 보는 무능에서 벗어나 당당하고 떳떳하게 특검을 수용하고 민생국회에 매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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