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 "김경수, 킹크랩 댓글조작 알고 있었다"

김 후보 해명 정면으로 반박... 경찰수사 불가피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8-05-20 14:00:00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주범인 김동원(필영 '드루킹') 씨가 그동안의 김 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이용당했다고 폭로한 옥중편지가 공개되면서 20일 현재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드루킹이 A4 용지 9장 (7000자) 분량의 편지 내용과 김 후보 해명이 엇갈리면서 이에 대한 경찰 수사도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다.

드루킹은 지난 17일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옥중편지를 통해 “김 후보가 2016년 9월 경기도 파주의 느릅나무 출판사로 찾아왔을 때 과거 대선의 댓글 기계에 대해 얘기했고, 10월엔 이에 대항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김 후보에게 ‘킹크랩’을 브리핑한 뒤 매크로를 직접 시연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후보가 카니발을 타고 제 사무실로 와 2층 강의장에서 브리핑을 받았고 모바일 매크로가 작동되는 것도 직접 확인했다”면서 “의원님의 허락이나 적어도 동의가 없다면 저희도 이것을 할 수 없다. 그러니 고개를 끄떡여서라도 허락해 달라고 하자 김 후보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고 구체적인 상황을 전하면서 그동안의 김경수 후보의 입장표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실제 앞서 김 후보는 지난 4일 경찰 조사에서 “2016년 6월께 국회 의원회관에 드루킹이 찾아와 처음 봤고 이후 7~8회 만난 것으로 기억한다”며 “당시 ‘경제적 공진화를 위한 모임(경공모)’이 경제민주화 추진 모임이라고 소개받아 다른 ‘문팬 모임(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모임)’과 다를 게 없다고 여겼다”고 진술한 바 있다.

댓글 조작 활동과 관련해서도 김 후보는 “드루킹이 2016년 9월 경 선플 활동에 동참하겠다고 했고, 이후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서 선플 활동을 하는 줄 알았다”며 매크로를 이용해 댓글 공감수를 조작한 것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매크로 프로그램과 댓글 조작 사전와 비밀 메신저인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은 데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은 판이하게 엇갈렸다.

김 후보는 “텔레그램을 통해 기사 URL 10건을 드루킹에게 보냈다. 드루킹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함께 보냈고 정치인들은 누구나 그렇게 한다”며 “드루킹이 보낸 메시지도 대부분 확인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드루킹은 편지에서 “2016년 10월 송민순 회고록 사건 이후 매크로 제작에 들어간 뒤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서 김 후보에게 댓글 작업 활동을 일일이 보고했고 김 후보도 매일 메시지를 확인했다”며 “김 후보는 기사 댓글로 선플이 베스트로 돼있지 않으면 왜 그런지 이유를 묻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인사 청탁 관련 문제에 대해서 김 후보는 “대선 직후인 지난해 6월 경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로 도모(61) 변호사를 추천하자 이를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전달했고, 경력 문제로 거절 답변을 받자 그해 11월께 드루킹에게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윤모 변호사를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요청한 건에 대해서도 인사가 마무리돼 추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드루킹은 “대선 경선을 도와준 만큼 두 명을 추천했는데 한 명은 중앙선대위에 포함됐지만 한 명은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김 후보의 한모 보좌관이 (오사카 총영사 등) 특1급 자리에 추천할 수 있는지 알아봐 주겠다고 했고, 지난해 12월 28일엔 김 의원이 직접 전화로 센다이 영사를 제안했지만 7개월간 농락당했다는 생각이 들어 거절했다고 했다.

드루킹이 한 보좌관에게 건넨 500만원과 관련, 김 후보는 경찰조사에서 “지난 3월 15일 드루킹에게 500만원 거래를 언급한 협박 문자를 받은 뒤 다음날 보좌관에게 즉시 반환을 지시하고 사직서를 제출받았다”고 진술했다.

반면 드루킹은 “지난해 2월 김 후보가 ‘나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한 보좌관을 소개했고, 그가 돈을 요구하는 것 같아 생활비로 쓰라며 500만원을 건넸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는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나 "어처구니없는 소설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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