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참조기 5000톤, 영광굴비로 ‘둔갑’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18-06-18 16:32:09

650억대 편취 일당 검거
檢, 15개 업체 17명 기소


[시민일보=여영준 기자]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가까이 총 650억원대 가짜 영광굴비를 판매해온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검찰에 따르면 가짜 영광굴비 사건 중 역대 최대 수준이다.

1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는 중국산 참조기를 영광굴비로 속여 판매한 혐의(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박 모씨(60) 등 15개 업체 관계자 4명을 구속기소 하고 1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박씨 등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산 참조기 5000톤을 전남 영광산 굴비로 꾸며 대형 마트, 백화점, 홈쇼핑 등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 이들이 들여온 중국산 참조기 가격만 해도 2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 등이 영광굴비로 둔갑시켜 시장에 판매한 금액은 소비자 가격 기준으로 최소 6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적발된 업자들의 유통업체 납품은 모두 중단된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가짜 영광굴비는 주로 수산물 가공업체 작업장에서 국내산과 중국산을 섞어 만드는 사례가 많다. 가짜 영광굴비 업자들은 대량 가공을 위해 전통적인 방식인 해풍 건조가 아니라 냉풍기 등 인공적 방법으로 생선을 말리기도 한다.

검찰은 중국산 참조기 수입 물량 중 상당수가 가짜 영광굴비를 만드는 데 사용됐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중국산 참조기의 수입 물량은 연평균 3만톤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영광굴비 등 수산물의 원산지 구분은 해묵은 논쟁거리이다. 같은 바다의 참조기를 중국 어선이 잡으면 중국산, 한국 어선이 잡으면 국산이 되기 때문이다.

검찰도 수사 과정에서 수산물의 이같은 특성은 물론 일부 짝퉁 제조업자들이 영광굴비 산업 전체에 미칠 악영향 등을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원산지 표시 법률을 어긴 위법행위에 초점을 맞췄다.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지침인 원산지 표시 관련 법령을 어기고 부당이득을 취한 것을 고려한 것이다.

검찰은 이들의 위법행위가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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