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여고생 실종 전날 친구에 “나한테 무슨 일 생기면 신고해”

정찬남 기자

jcrso@siminilbo.co.kr | 2018-06-21 09:00:00

▲ 전남 강진에서 실종된 여고생의 행적이 나흘째 묘연해 경찰이 마지막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강진=정찬남 기자]전남 강진에서 실종된 여고생이 실종 전 친구에게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신고해달라’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전남지방경찰청과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A양(16·고1)은 실종 전날인 지난 15일 오후 3시34분께 친구에게 ‘내일 아르바이트 간다. SNS 잘 봐라’고 SNS 메시지를 보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전무했던 A양은 평소 가족끼리 잘 알고 지낸 B씨를 따라가기에 앞서 ‘아저씨가 알바 소개한 것을 주변에 말하지 말라고 했다. 나한테 무슨 일 생기면 신고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다만, 경찰은 최근 6개월간 B씨와 A양이 직접 통화 또는 메시지를 주고 받은 적은 없으며, 만나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도 확보되지 않았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경찰은 실종 일주일 전 A양이 친구에게 “학교 앞에서 아빠 친구를 우연히 만났는데 아르바이트를 시켜주기로 했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A양이 지난 12일 자신의 아버지를 동반, B씨와 식당에서 함께 식사한 것을 확인했다.

한편 실종된 A양은 지난 16일 오후 2시 아르바이트를 시켜준다는 아버지의 친구 B씨(51)를 만나러 나갔다가 행방불명됐다.

A양은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다가 이날 오후 4시30분께 도암면 야산에서 신호가 잡힌 것을 끝으로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다.

경찰은 B씨의 차량이 A양이 집을 나설 당시 집에서 600여m 떨어진 지점과 도암면 지석마을 초입 CCTV 등에 찍힌 것을 확보했다.

아울러 B씨가 휴대전화를 집에 놓고 외출했다가 이날 오후 5시35분께 강진읍의 집으로 돌아왔고, 인근 CCTV에 의류로 추정되는 물건을 불태우고, 세차 한 모습 등도 확인됐다.

특히, A양이 이날 밤까지 귀가하지 않자 어머니가 친구에게 수소문해 B씨 집을 찾아가 벨을 눌렀으나, B씨는 뒷문으로 달아났으며, 다음 날 오전 6시17분께 자택 인근 철도 공사 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B씨의 집과 차량, 식당 등을 수색했으나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 A양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도암면 야산 일대를 중심으로 수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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