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의원 사무실 무단침입, 검찰고발에 파장 일파만파

‘수차례 사과에도 너무 하네’ 공무원들 거센반발

이기홍

lkh@siminilbo.co.kr | 2018-10-26 11:04:59

[고양=이기홍 기자]고양시의회 한 시의원이 자신의 사무실에 허락 없이 들어와 서류를 가져간 공무원을 무단침입으로 사법기관에 고발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고양시 공무원들과 A시의원 등에 따르면 A시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허락 없이 사무실에 들어와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자료를 무단으로 회수하여간 B부서 C직원과 D부서장을 '무단침입'으로 고발했다.

D부서장과 직원 등 당사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서류를 제출한지 한 달이 넘었고 행감 준비에 필요해 이미 몇 차례 회수를 A시의원에게 요청한데다 지난 16일 또 다시 요청해 ‘알았다’는 표현에 허락을 받은 것으로 알고 가져왔다는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7일 B부서 D부서장이 C직원에게 A시의원에게 말했으니 찾아가서 행감 제출 자료를 회수해 올 것을 지시했다.

이날 오후 1시50분께 C직원이 A시의원실을 찾아갔으나, 부재중이어서 의회 직원을 통해 의원실 문을 열고 제출한 행감 자료를 되찾아 갔다.

그러나 이날 오후5시께 자신의 사무실에 들어온 A시의원은 서류가 없어진 것을 보고 의회 직원을 통해 D부서장과 약속이 없었는데 무단으로 서류를 가져간 상황을 파악했다.

의회 직원으로부터 소식을 전달받은 B부서 D부서장과 C직원 등은 A시의원을 찾아가 '고의가 아닌 한 번 더 확인과정을 거치지 않고 가져간 것은 잘못'으로 거듭 사과했다.

그러나 A시의원은 결국 지난 21일 B부서 D부서장과 C직원을 '무단침입' 혐의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고발했다.


사정이 이러하자 고양시 공무원들이 인터넷으로 소통하는 ‘무명게시판’에는 2000명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A시의원은 물론 의원들의 갑질을 싸잡아 지적하는 비난성 댓글들이 수백 건 올라왔다.

이런 가운데 불에 기름을 붙는 상황이 연출됐다.

자유한국당 경기도당이 지난 23일 '고양시청 공무원의 무단침입과 절도행위를 규탄 한다'는 성명서를 통해 ‘공무원의 행위를 무단침입과 절도행위로 간주’한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고양시공무원노동조합(이하 노조)이 나서서 A시의원의 행위를 ‘슈퍼 갑질’로 규정하고 비난에 나섰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C직원을 옹호하고 보복성 처럼 오후 11시에 업무지시해서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각종 서류제출을 다그치는 것 등을 갑질로 규정했다.

노조 관계자는 “4년내내 같이 얼굴보고 일할 공무원에게 아무것도 아닌 일로 고소가 무엇인가”라며“A시의원이 고소를 즉각 취하하지 않으면 C직원 대한 변호사 선임과 소송비 지원을 집행부에 요청하고 무고죄와 모든 갑질에 대한 법적 검토와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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