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장관 후보자 3인방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에 당내 분열 기류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1-05-12 10:15:18
친문 '엄호'에 초재선 등 “최소한 1명이라도...마지막 1년 이라도 당 중심으로 가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이 임명을 반대하고 있는 임혜숙 등 장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반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14일 예정된 청와대와 민주당 신임지도부 간 회동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12일 “문 대통령과 민주당 신임 지도부가 모레(14일) 청와대에서 티타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영길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윤관석 사무총장, 박완주 정책위의장, 최고위원단 등 당 신임 지도부 상견례 차원에서 진행될 이날 회동에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3명의 거취가 논의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에 대해 “남은 1년도 눈과 귀를 막고 가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며 “실패한 정권의 마지막을 함께하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고백하는 편이 차라리 낫다. 더 나은 사람이 있어도 코드가 달라 쓰고 싶지 않은 것도 사실 아니냐"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여당 의원들조차 지명철회를 요구하는데도 기어코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장관 후보자들 검증에 실패했다는 건 야당이 반대해서가 아니다. 다운계약, 위장전입, 논문표절, 도자기 밀수, 관테크 등 갖가지 비위들로 국민들을 기만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도 초재선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장관 후보자 3인방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간사인 고영인 의원은 이날 오전 전체 모임 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엄정한 잣대를 존중해, 지도부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최소한 1명은 부적격 제안할 것을 청와대에 강력히 권고할 것을 더민초 이름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응천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송 대표와 재선 의원들 비공개 간담회에서 “마지막 1년이라도 당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대선 전까지 청와대 요청에 따라간다면 대선에 플러스 요인이 될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이재명계인 김병욱 의원은 “어제 대통령 기자회견은 아쉬웠다”며 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중진 이상민 의원도 전날 의총 후 당 지도부를 겨냥해 이들에 대한 임명 반대입장을 분명히 할 것을 촉구한 데 이어 페이스북에도 “최소한 임혜숙 박준영 두 분은 민심에 크게 못 미치고 장관 임명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장관 후보자 3인 모두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없다"며 문 대통령 결정을 엄호하는 친문 주류 목소리가 여전하다는 관측이다.
친문 전재수 의원은 “국민 눈높이를 충분히 알고 있고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나라를 위해 일할 기회를 완전히 박탈해 버릴 만한 결정적인 어떤 하자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고 청와대 농어업비서관 출신 신정훈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야당은 후보자들을 정략의 잣대로 낙인찍어 발목 잡는다”며 “도덕성 검증으로 포장된 인신공격이 타당한 검증 방식인지 묻는 이는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절반이 넘는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들 장관 후보자를 임명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2일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0~1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중 57.5%가 임명을 반대했고 임명 찬성 의견은 30.5%로 집계됐다.
휴대전화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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