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MB-朴 관련 대국민사과 예고에 당내 “부글부글”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0-12-07 10:45:32

장제원 “명백한 월권”...배현진 “문정권 탄생부터 사과해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과 관련한 대국민사과를 예고한 데 대해 당내 반발이 커지는 양상이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7일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사당이 아니다"라며 "정치적 정당성도, 사과 주체의 정통성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김 위원장이 당내 최다선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과 당원들이 반대하는 사과를 강행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정통성 없는 임시기구의 장이 당의 역사까지 독단적으로 재단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단 한번의 의원총회도 거치지 않은 사과가 절차적 정당성을 가진 사과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전날 취재진과 만나 "시기상으로 봐서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 "국민의힘에 처음 올 때부터 미리 예고했던 사항" 등의 이유를 밝힌 데 대해 장 의원은 "누구한테 언제 예고했느냐. 주호영 원내대표 등 그 누구로부터도 듣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장 의원은 "과거에 대한 사과가 취임 조건이었다면 애당초 김 위원장은 이 당에 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의 폭주를 막는 데 당력을 집중해야 할 시기에 비대위원장이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섣부른 사과 논란만 벌이고 있으니 참담한 심정"이라고 강조했다.


당 원내대변인인 배현진 의원은 “김 위원장마저 전 정부 타령을 하시느냐"며 “이미 옥에 갇혀 죽을 때까지 나올까 말까 한 기억이 가물한 두 전직 대통령보다, 굳이 ‘뜬금포’ 사과를 하겠다면 (김 위원장이) 문재인 정권 탄생부터 사과해줘야 맞지 않느냐”고 반발했다. 


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나라 헌정사를 뒤엎고 국민 삶을 뒤엎는 문 정권을 탄생시킨 스승으로서 ‘내가 이러라고 대통령 만들어준 줄 아느냐’는 한마디만 해줘도 족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어느 지점에 분노하고 있는지 비상시를 맡은 위원장에게 현실 인식의 용기와 지혜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서병수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탄핵의 강'은 언젠가는 넘어가야 할 숙명이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 사과만이 탄핵의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사과할) 때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저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덮어씌운 온갖 억지와 모함을 걷어내고, 정상적 법과 원칙에 따른 재평가 후에 공과를 논해도 늦지 않다"며 "그것이 우리가 만든 대통령에 대한 올바른 도리이자 우파의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4년째인 오는 9일쯤 대국민 사과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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