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대깨문’ 발언에 친문 강경파 연일 맹폭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1-07-07 11:04:02
최재성 “당 대표가 당 최대 리스크 요인이 됐다”
강기정 “그렇게 얘기하면 대깨문들 열 받는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대깨문’ 발언에 대해 당내 친문 강경파 전.현직 의원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김종민 의원은 7일 "비주류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 당 지도부는 쓴소리로 끝내는 게 아니라, 당이 결속되는 책임까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비판하면서 송 대표를 겨냥했다.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한 김 의원은 '대깨문' 등 친문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송 대표 언급이 논란이 된 데 대해 "(당 지도부가) 면접관 문제 판단도 잘못했다. 이런 판단들이 쌓이면서 내부가 계속 분열되고 있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송 대표는 지난 5일 관훈토론회에서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들이 '누가 (당 대선후보가) 되면 야당이 낫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순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수 없다"며 "일부 친노 세력이 정동영보다 (야당의) 이명박이 되는 것이 낫다는 분위기로 안 찍었고, 500만 표 차라는 압도적 차로 이명박 후보가 승리했다"며 이로 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의 희생양이 됐다"고 밝혀 당내 반발을 초래했다.
특히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비판에 앞장섰던 김경률 회계사를 예비경선 면접관으로 인선했다 철회한 점도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2007년 많은 분이 민주당을 안 찍은 이유는 친노 지지자들이 정동영을 버려서 문제가 된 게 아니고, 당시 후보와 당이 원칙 없이 노무현 정부를 차별하거나 비판에 편승하며 차별화 전략을 써 내부가 분열된 것"이라며 "'배신했다', '잘못 판단했다'며 유권자들을 매도하거나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부분이 이명박 후보를 찍은 게 아니고 기권했다"면서 "이번에도 민주당이 잘못하면 국민의힘이나 윤석열을 찍지 않고 기권할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대표가 개인의 판단과 주장을 줄이고, 전체를 통합하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이런 경선 관리는 안 좋다. 흥행보다 중요한 것은 공정성이다. 편파, 불공정 문제제기가 잦아지면 대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당대표가 당 최대 리스크 요인이 됐다”고 가세했다.
최 전 수석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전 장관을 몇 번 직접 소환한 것으로 모자라 김경률 회계사를 통해 조국 소환의 정점을 찍었다”며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님 지지자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님을 언급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송영길 대표는 노 대통령님의 어려움과 위기, 특히 퇴임 후 절체절명의 시간까지 무엇을 했느냐”며 “그때 노 대통령님이 입맛에 썼던지 뱉어냈던 송 대표”라고 성토했다.
이어 “그런 당원들이면 문 대통령을 못 지킨다는 송 대표의 얘기는 나가도 너무 나간 것”이라며 “송 대표의 감탄고토(甘呑苦吐) 습성을 걱정하게 된다. 당대표가 원팀을 얘기하면서 이미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힌 셈이 됐다”고 날을 세웠다.
강기정 전 정무수석도 송 대표의 '대깨문'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강 전 수석은 같은 날 KBS라디오에서 "당내에서 소리가 좀 나고 있어 안타깝다"며 "다른 문제를 떠나서 송영길 대표가 '2008년에 소위 대깨문 진영이 정동영 당시 후보를 돕지 않았다'라고 한 것은 팩트가 틀리고 적절한 발언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핵심 지지층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실제 일부 당원들은 “당 대표가 이재명 선대위원장이냐”, "대통령을 인질 삼아 협박하는 것이냐” 등 강한 어조로 비판을 이어가며 송 대표 사퇴까지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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