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오세훈, 날선 장외 신경전으로 득표전략 이어가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1-02-17 11:07:16
한강르네상스 사업-빌게이트 저서 놓고도 "티격태격"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전에 뛰어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장관과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연일 장외 신경전으로 득표전략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오세훈 전 시장은 17일 "자신의 공약을 내세우기 위해 필요한 부분만 취사선택하는 묘한 재주가 있다"며 서울시장 재임 당시 공을 들였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평가절하한 박 전 장관의 처신을 문제 삼았다.
실제 박 전 장관은 지난 15일 TV 토론회에 나와 같은 당 경쟁자인 우상호 의원의 공공임대 주택공약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오세훈 전 시장이 강변에 고층아파트를 지어 지금 흉물이 됐고 서울시의 잘못된 건축물로 꼽힌다. 그것을 반복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오 전 시장은 "몰라도 한참 모르는 이야기"라며 "(박 전 장관이) 만약 알고도 한 말이라면 그야말로 취사선택"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시장 재임시절 전력을 쏟았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지향성이 한강 공공성 회복이었다"면서 "한강 조망권을 해치는 성냥갑 아파트를 걷어내고자 이곳을 재개발하고 부지의 20~30%를 기부채납토록 해서 그 공간에 공원과 시설을 조성하고, 기부채납한 아파트는 훨씬 높고 슬림하게 지어 조망권과 바람통로를 확보해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만든다는 계획이었으나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도심에 불쑥불쑥 인공구조물을 세우는 것을 친환경이라 우기는 박영선 후보께 고언 드린다"면서 "한강과 지천, 남산을 비롯한 서울 주변 산자락을 즐기는 시민들이 자연과 환경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주문했다.
박 전 장관이 '21분 도시' 공약과 관련해 탄소 중립을 강조하며 빌 게이츠 저서를 인용한 데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오 전 시장은 "박 후보는 '코로나19보다 무서운 게 환경 문제'라고 전망한 빌 게이츠 책 내용을 들어 '21분 도시의 궁극적 목표는 탄소 중립으로, 수직정원도시가 미세먼지와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면서 "빌게이츠가 책을 낸 것도 맞고, 환경 문제가 도시경쟁력의 핵심인 것도 맞지만 (정작) 빌 게이츠가 강조한 건 2050년까지 탄소제로로 가기 위해서는 원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건데 박 후보는 이 내용을 과연 모르고 거론했냐"고 저격했다.
그러자 박영선 전 장관이 페이스북을 통해 “빌 게이츠는 원전 예찬론자가 아니다. 원전 위험성 때문에 이동파 원자로로 불리는 차세대 원자로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반박하며 재저격에 나섰다.
그는 “오 후보는 늘 성급하다. 늘 하나만 생각하고 둘은 보지 않는다. (10년 전 무상급식 문제로 시대를 읽지 못해 사퇴할 때처럼)”이라며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상대를 존중해 주시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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