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 공약, 최고위원 반대로 무산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1-07-20 11:43:24
김재원 "李, 응시하면 다 통과 주장하는데 그게 더 문제"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 시행 의지가 최고위원 거의 전원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에 출연해 “(어제 당 최고위원회의 결과) 이준석 대표의 공약인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도입을 위한 TF(태스크포스) 설치가 '공직후보자 역량강화' TF로 대체됐다”고 전했다.
그는 "(선출직에 대한 공천을)운전면허 시험 보듯, 대학가려면 수능시험·일제고사 보듯 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해서 4명의 (선출직)최고위원은 다 반대의사였다"면서 "조수진 최고위원은 눈 수술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단톡방(단체대화방)에 '반대한다'고 의사표시했고 배현진 정미경 최고위원은 강하게 반대를 했고, 저는 원래부터 반대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최고위원 중 이 대표와 가까운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혼자만 찬성표를 던진 셈이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주의란 게 기본적으로 데모크라시(Demo-cracy), '대중'이 '지배'하는 것"이라며 "의회가 국민의 대표자인데 국민의 대표자인 의회의 구성은 시험을 쳐서 특정계층을 선발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는) 구체적 시험과목이나 시험방식을 정하기 위해서 TF를 만들자는 것이었다"며 "그래서 제가 '그러려면 여의도연구원 같은 데서 먼저 시험제도에 대한 안을 만들고 최고위에서 의결하면 되지 않냐' 했더니 (이 대표는) '시험제도 TF를 출범시키는 게 사실상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정 그렇다면 공직후보자의 역량과 자질을 높이는 게 목적이면 연수를 하든지, 시·도당 정치대학원을 만들어 공직후보자가 되려는 분들은 과정을 이수하면 공천신청 자격을 주는 방식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현실적으로 그렇게밖에 될 수 없을 것"이라며 "공직후보자 역량강화 TF는 '그런 의미라면 좋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당시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대표는 대통령후보도 시험을 봐야 한다는 주장이었나'는 사회자 질문엔 "어제 저도 처음 들었는데 이 대표는 '대통령후보나 국회의원은 빼고 지방선거 출마자들에 대해서 시험을 보자'는 내용이었다"면서 "그건 또 무슨 차이가 있냐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자꾸 '대다수가 응시만 하면 대다수가 통과할 수 있는 시험'이라고 주장하는데 사실 그런 시험을 보게 하는 건 더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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