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싱크탱크’ 출범, 이낙연-이재명 양강 구도 흔들기?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0-11-22 11:55:37

'부엉이모임' 멤버 등 친문인사 대거합류...월회비 500만원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조직이자 '친문 싱크탱크'로 불리는 '민주주의 4.0 연구원'(이하 연구원)이 22일 출범하면서 이낙연·이재명 양강 구도를 이루던 당내 대선 판도가 재편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날 오후 3시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창립총회 겸 제1회 심포지엄 개최로 첫발을 떼는 연구원에는 과거 '부엉이 모임' 멤버인 전해철·홍영표·김종민·황희 의원 외에 박광온·윤호중·이광재·정태호 의원 등 현역 의원만 56명이 합류한 가운데 국회의원의 경우 월 회비만 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구원 출범 시점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이낙연·이재명 등 민주당 양대 대선주자의 지지율 상황과 맞물리면서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실제 이낙연 대표는 지난 21대 총선 직후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40.2%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고 당 대표 취임 후에도 좀처럼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대법원의 무죄 판결 이후 지지율이 무섭게 치솟았던 이재명 지사 역시 최근 의원들과 접촉면을 넓히며 '이재명계' 확보에 나섰으나 20%대 안팎에서 이낙연 대표와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원'에 참여 중인 한 재선 의원은 “이낙연에게도, 이재명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은 의원들이 많다”며 “나도 어느 쪽에도 합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양강구도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 보는 당내의 다른 흐름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친문이 기다리는 후보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6선 의원과 당대표, 국회의장을 지낸 데다가 전북을 기반으로 둔 정세균 총리의 당 복귀 시점에 여권 인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여서 주목된다. 


김영주, 이원욱 의원을 주축으로한 '광화문 포럼' 등으로 당내 기반을 다지고 있는 정 총리는 친문그룹에서도 반감이 크지 않은 ‘원조 친노’ 인사로 분류된다. 


정치적 복권으로 9년 만에 정계에 복귀한 '노무현의 남자' 이광재 의원도 당 안팎의 신망이 두텁다. 


지난 총선 당시 이해찬 대표의 직접 러브콜로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기용된 이후 당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총괄본부장 활동을 통해 정책과 기획력을 인정받았다. 


총선 차출론이 제기되던 지난해 11월 "통일운동에 매진하겠다"면서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 잠행 중인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 역시 잠재 주자군으로 꼽히고 있다. 


연구원이 이들 중 부상하는 인물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에 대해 당 관계자는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해찬 대표를 위시한 당권파에 밀린 이른바 부엉이 친문 그룹이 공교로운 시점에 '부엉이 시즌2'를 띄우는 데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다”며 "친문의 자기 주자 띄우기가 시작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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