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수처장 예비후보 합의 불발에 "네 탓" 공방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0-11-15 11:58:19

민주 “야당이 의도적 지연전술...공수처법 개정할 수도”
국힘 “여당이 심사방해...절차 따라 인내하고 협조해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장 예비후보 합의 불발을 두고 여야가 상대를 탓하며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의도적인 지연전술"이라며 공수처법 개정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압박한 반면, 국민의힘은 "추천위원회 심사 권한을 방해하려는 거냐"고 반발하면서 팽팽하게 맞섰다.


15일 여의도 정가에 따르면, 전날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8시간이 넘는 회의에도 후보군 압축에 실패한 건 결국 '신속론'과 '신중론'이 맞선 탓으로 보고 있다.


실제 첫 회의에서 예비후보 2명을 담판 짓자는 여당 측 추천위원들 의중과 달리 야당 측 추천위원들은 엄격한 심사를 고수하며 추가 자료를 요구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의도적인 공수처 출범 지연 전략"이라고 비판하면서 "내주 3차 회의를 마지노선으로 하되 결론이 안 나오면 공수처법 개정으로 야당 몫 권한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민주당은 게으른 야당의 지연전술을 그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측 모 추천위원은 “공수처장은 무엇보다 도덕성이 핵심인 만큼 변호사로서 수임했던 사건들을 하나하나 따져보고 전관예우 문제를 파악하는 게 중요한데, 사건 목록을 받은 지 하루도 안 돼 열린 회의에서 결론을 내야 했다고 압박하는 건 오히려 심사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정당 가입 전적 등 추가 자료를 통해 정치적 중립성도 제대로 검증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구두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은 당초 공수처법의 부당함을 주장했지만, 현재 정부·여당의 독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법의 절차에 따라 공정한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를 압박하고, 법 개정의 복선을 깔면서 명분 쌓기하는 민주당은 현재 절차에 따라 조금 더 인내하고 신사적으로 협조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은 여당에서 주장하는, 얕은 시간끌기가 아닌 공정하고 권력에 대해 굴하지 않는 후보를 추천하기 위한 무거운 고민"이라며 "공수처장이라는 자리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정의로운 사회로 가기 위한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도 민주당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공수처법까지 무시하면서 또 다시 개정 운운하며 야당을 겁박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키를 바꾸기 위해 아집을 버리지 않으니 그 사사로움에 안타까움이 커져만 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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