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유승민, ‘이명박-박근혜 정부 사과하겠다'는 '김종인' 두고 격돌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0-11-19 12:13:22
장 ”몰가치적인 '기술자 정치 그만해야...사과할 만큼 정통성 가진 분 아냐"
유 "김, 과거정리 안하면 국민 마음 얻을 수 없다는 차원...스무 번도 가능"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대한 사과 의사를 밝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두고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문재인식 착한척 정치를 흉내 내는 것"이라고 맹비난한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한 번이 아니라 열 번, 스무 번도 할 수 있다”며 적극 옹호하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 위원장은) 몰가치적인 '기술자 정치'를 그만해야 한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특히 "우리당의 과거에 대해 사과를 할 만큼 정통성을 가진 분이 아니다"라면서 "(과거 정부에 대한 사과 문제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차기 대선후보에 일임하는 것이 도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은 말로 하는 사과보다 제대로 된 야당의 역할을 바라고 있다"며 "지금 국민의힘이 비판자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냐, 이 정권의 폭정에 대해 어떤 저항을 하고 있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또 현재 국민의힘이 전세대란, 부동산 폭등, 경제3법에 대해 대안조차 제시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역대 야당 중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장 의원은 “과거 정부에 대한 사과는 전형적인 김종인식 자기 정치일 뿐”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뜬금없는 사과의 모습들과 다르지 않다"고 일갈했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여의도 소재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탄핵 이후 박근혜 정부의 잘못,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이명박 정부의 잘못에 대해 한 번이 아니라 열 번, 스무 번도 (사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었다.
그는 "2016년 말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며 "그런 사태를 못 막은 저희들 책임이 있으니 (당시) 여당 의원으로서 그 이후에도 여러 번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2월9일 통합을 결정할 때 당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요구한 것은 과거에 대해 정리를 하지 않으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그런 차원에서 사과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과하는 이유는 과거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각오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지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7일 "그동안 여러 가지 당 의견을 들었고 이제는 시기적으로 판단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했다"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당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주춤거리는 모양새다.
이날도 김 위원장은 "시기와 방법은 알아서 정하겠다"며 "방식은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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