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연기론’ 이번엔 탄력받나?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1-07-12 12:13:08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1차 경선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외한 5명 후보 모두 경선연기론에 긍정적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12일 “추미애·정세균·이낙연·박용진·김두관(기호순) 후보 등이 어제 개표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경선연기론에 긍정적 입장을 표명했다"며 “앞서 경선연기론을 반대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박용진 의원도 이번에는 다른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라고 전했다.
예정대로 오는 9월 5일 최종 대선 후보를 결정한다면 ‘슈퍼데이’인 8월 15일 1차 선거인단(국민+일반당원) 투표에서 승부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앞서 민주당은 특히 일반당원과 국민이 참여하는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3차례에 걸쳐 나눠 발표하는 ‘슈퍼위크’ 제도를 도입했다.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켜 본경선을 흥행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 결과는 8월 15일 강원(1차), 8월 29일 인천(2차), 9월 5일 서울(3차) 순회경선 때 함께 발표된다. 선거인단에는 역대 최대 규모가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선거인단 표심이 판세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차 선거인단 수는 이날까지 76만 73명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예비경선 컷오프에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아 8월 15일 1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서 표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1차 결과가 2차(8월 29일), 3차(9월 5일) 선거인단 표심에 연쇄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 각 후보 캠프는 이날까지 진행된 1차 선거인단 모집에 사활을 걸었다.
하지만 12일부터 수도권 거리두기가 4단계로 상향되면서 민주당 본경선이 시작부터 만만치 않은 고민에 빠진 상태다.
대선경선기획단 관계자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서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아직 생각을 안 해 봤다”고 일축한 반면 추 전 장관은 “2인 이상 집합금지가 된 상황에서 민심을 제대로 경청할 기회가 제대로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없지 않다”고 변화된 입장을 보였다.
경선연기를 반대했던 박용진 의원도 “지금은 국민 안전 문제인 방역이 민주당의 당헌·당규보다 훨씬 높은 원칙인 것 같다”고 가세했다.
당초 경선연기를 주장해왔던 후보군들이 목소리 톤을 높이며 치고 나오는 모습이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지난번에도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고 방역이나 백신 예방이 잘 되고 있으니 일상이 회복되는 쯤에 (본경선을) 했으면 좋겠다는 주장을 했는데 당시 지도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선거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가계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남부지방에 폭우가 와서 피해가 많은 데 그런 상황에서 저희들은 대선 경선을 한다고 하는 것에 대해 국민 보기에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후보만 입장을 유보했고 다른 후보들은 이 사항이 엄정하다고 생각해 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추미애·박용진 후보는 지난번에 그냥 계획대로 하자고 했는데, 코로나 상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입장이 바뀐 것 같다"며 "저도 그런 입장"이라고 전했다.
특히 정세균 전 총리는 이날 아침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경선 연기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지도부한테 물어보는 게 좋겠다"며 "이 문제는 지도부가 후보들 얘기를 잘 안 듣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낙연 후보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는 지난 1년 반 동안 전혀 경험 못한 강력한 방역조치"라며 "우리가 방역에도 협력하고 국민에게 고통과 불편을 드리지 않는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해 지도부가 심각하게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