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임종석, ‘기본소득’ 주장 이재명에 '협공' 나섰지만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1-02-09 12:22:45
이지사 "탈당 원하는 극소수 있지만 왜 나가?” 탈당설 일축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기본소득 정책을 비판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고인물"이라며고 날을 세운데 대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공박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임 전 실장은 9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사대적 열패의식'이라는 반격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으로 들린다"라며 "'알래스카 외에는 하는 곳이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는 표현이 뭐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닌데"라고, 이 대표를 비판한 이 지사에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알래스카 빼고는 하는 곳이 없다'고 비판한 이 대표 지적에 대해 이 지사가 '다른 나라가 안 하는데 우리가 감히 할 수 있겠냐는 사대적 열패의식을 버려야 한다'고 반발한 데 따른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임 전 실장은 "간단히 함께 셈을 해보자"며 "이재명 지사는 1인당 연간 100만원을 당장 시작하자고 한다. 약 52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반면, 국민 1인당 돌아가는 금액은 월 8만3300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사가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는 월 50만원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약 317조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월 50만원이 아직 생계비에 터무니없이 부족한데도 이미 어마어마한 규모의 증세가 필요하다"며 "스위스에서 부결된 이유를 쉽게 짐작하게 되는 대목"이라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특히 임 전 실장은 "나는 여전히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가 지금 우리 현실에서 공정하고 정의롭냐는 문제의식을 떨칠 수가 없다"면서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쓰는 것이 미래 세대에게 고통을 떠넘기지 않으면서 더 공정한 것이냐"고 반박했다.
앞서 이낙연 대표는 지난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기본소득이)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고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4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지구상에서 기본소득 제도를 성공리에 운영한 나라가 없고 한국의 규모를 감안할 때 실험적으로 실시하기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선 이 지사가 탈당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전날 OBS 방송에 출연해 ‘일부에서 탈당설을 제기한다’는 질문에 “저 인간 좀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극히 소수의 사람들이 있다”며 “민주당 지지자와 문재인 대통령님 지지자들이 압도적으로 응원하는데 제가 왜 나가느냐”고 반박했다.
특히 “저는 2005년부터 16년간 계속 (민주당) 당원인데 왜 탈당하느냐”고 거듭 강조하면서 탈당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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