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결국 토론회 취소…이준석 리더십 타격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1-08-17 12:26:10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 개최 여부를 빚고 갈등을 빚었던 국민의힘이 결국 2차례의 정책토론회를 취소하고, 1차례의 비전발표회만 열기로 함에 따라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임승호 대변인은 17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선준비위원회가 기존에 계획한 18, 25일 토론회는 원내대표 중재안에 따라서 25일 비전발표회로 대체해 진행하기로 결정됐다"며 "최고위원 전체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경준위가 추진하던 두 차례의 토론회에 대해 이준석 대표가 여러 차례 강행 의지를 피력했지만, 윤 전 검찰총장 측은 '당헌 당규에도 없는 월권'이라고 반발해 왔는데, 결국 토론회가 무산된 것이다.
임 대변인은 취소 이유에 대해 "사유는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 당내에서 많은 중재안이 있고, 많은 의견이 있다 보니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이 가장 합리적 방안 결정해준 것이라 이해해달라"고 말을 아꼈다.
이준석 대표가 서병수 경준위원장을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인사권 사수 의지를 보였으나 이날 회의에서는 선관위원장 선출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이 대표가 토론회를 강행하려 했던 것은 윤석열을 정리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가 최근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통화하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금방 정리된다'라고 말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제가) 방송 전에 원 전 지사와 통화를 했다. 틀림없는 사실이라더라"라며 "원 전 지사가 '이 대표는 자동 녹음되는 전화기를 사용하니까 녹음 파일이 있을 것 아니냐'라고 말할 정도로 확인해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경쟁 후보인 원 전 지사에게도 (토론회 두 번이면) '금방 정리된다'라고 말한 것은 믿기 어려운 얘기"라며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에게) 일종의 경쟁의식을 느끼는 것인지 이유를 잘 짐작할 수 없다"며 "당 대표 본분에 벗어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