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민주당 서초 재보궐 이정근, 불법자금 수수 의혹

제보자 정모씨 “李에 2억원 상당 현금과 500만원 골프채 전달” 주장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2-03-04 03:16:23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송영길 더불민주당 대표의 측근 인사로 3·9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정근 후보가 친노세력과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 온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4일 제기됐다.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박씨의 수행비서 역할을 한 정모씨가 이날 “지난 2020년 3월경부터 그 해 7월까지 박씨가 이 후보에게 2억원 상당의 현금과 골프채 등을 전달했다”며 당시 입금 내역과 골프채 사진 등을 증거로 제시하고 나선것이다.  

 

실제 제보자 정씨는 박씨가 민주당 유력 인사들에게 현금 등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줄곧 연락책 역할을 담당했다고 폭로했다.  

 

정씨에 따르면 2020년 3월 경박씨 지시에 따라 총 5회에 걸쳐 이 후보에게 총 2억 2000만원을 이체했고, 2020년 7월경 이 후보 동생으로 추정되는 이모씨에게도 5000만원을 전달했다. 또 2020년 11월경에는 성남시 분당에서 500만원 상당의 여성용 골프채를 구입해 이 후보 자택으로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특히 골프채 등과 관련해 박씨가 정씨와의 통화에서 ‘문제가 되면 나중에 빌려준 돈이라고 하라‘고 지시한 것을 보면 불법 자금 의혹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씨는 이날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박씨는 수시로 노무현 문재인 정권 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했다”며 “심지어 여당 정치인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노무현 정권 때부터 친동생 같은 사람인데 문재인 정권에서도 힘을 쓰고 있다‘고 자랑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특별한 당경력 없이 ‘이재명 선대위’ 총무본부 부본부장 역임에 이어 현재 사무부총장을 맡고 있는 이 후보를 통로로 한 민주당 핵심인사들의 자금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정씨는 박씨 관련 비리를 제보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박씨의 수행비서로 일하는 동안 박씨로 인해 피해를 당한 이들의 눈물을 지켜보면서 박씨에 대해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며 "심지어 제게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 등 본색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의 피해를 방관해선 안되겠다는 결기로 공익을 위해 나서게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수차례에 걸친 문자메시지로 관련 사안에 대해 당사자 확인을 요구했으나 끝내 답을 주지 않았다.  

 

한편 2008년 당시 박씨를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우병우)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가 지난 2004년 3, 4월경 1억 원을 받은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박상도 전 부산 YMCA 위원장으로부터 송 신부를 소개받은 박씨는 “천주교 관련 재단에 의료봉사와 무료급식을 위해 매달 수백만 원씩 기부하고 있다. 천주교 쪽에 지인도 많다”며 호감을 산 뒤 곧 송 신부를 ‘양아버지’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워졌고 그해 3, 4월 송 신부 측에 5000만 원씩 두 차례에 걸쳐 계좌로 모두 1억 원을 송금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 2008년 당시 폐기물처리업체 부산자원 대표였던 박씨를 한국교직원공제회 등으로부터 부당 대출을 받은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로 구속기소했다.  

 

2004년~2007년 제일상호저축은행으로부터 430억원, 산은자산운용으로부터 650억원, 한국교직원 공제회로부터 550억원을 부당한 방법을 동원해 대출을 받은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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