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사원(私怨)과 국가의 명운

주현철(국민의힘 외신 대변인)

시민일보

siminilbo@siminilbo.co.kr | 2026-06-28 08:22:47

 

정치인 홍준표를 향한 세간의 시선은 늘 극단으로 갈린다.

 

그의 거친 언사와 거침없는 행보에 혀를 차는 이들도 많지만, 인간 홍준표의 정치 궤적을 복기할 때마다 기저에 흐르는 정서적 고독과 울분을 이해하게 된다. 

 

그가 오랜 세월 보수의 텃밭인 국민의힘에서 외로운 싸움을 이어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흔히 그를 두고 '독불장군'이라 평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성정(性情)에 기인한 흠결일 뿐, 국가의 공익을 해치는 본질적 해악은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그를 품어내지 못하고 변칙을 일삼았던 정당 시스템에 있었다.

 

저번 대선 과정에서 홍 후보가 마주해야 했던 절차적 불공정은 참담한 수준이었다. 보수 진영 내부의 이른바 '주류 카르텔'은 기획된 시나리오 속에서 특정 인물을 옹립하기 위해 판을 흔들었다. 

 

김문수라는 카드를 활용해 한덕수를 세우려 했던 정교한 기획 역시 그 추악한 단면 중 하나였다. 비록 각성한 당원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그 음모는 저지되었으나, 만약 그러한 인위적인 장벽과 기획이 없었다면 홍준표가 당의 정통 대권주자로서 역사의 전면에 섰을 것임은 자명한 이치다. 

 

그토록 노골적인 가위눌림을 당했으니, 그가 품은 정치적 서운함과 배신감의 크기는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저번 대선에서 대권에 도전할 기회를 무참하게, 그것도 같이 일했던 동료들에 의해 강탈당했으니 어찌 화가 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당을 향해 저주를 퍼붓는 그 심정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오늘, 그의 그 정당한 서운함을 십분 이해하면서도 모진 고언(苦言)을 건네지 않을 수 없다. 홍준표 전 시장은 이제 그만 멈추어야 한다. 내부에 향한 날 선 칼날을 거두고, 결과적으로 이재명을 돕는 꼴이 되는 분열의 정치를 종식해야 한다. 

 

정권 내부의 알력이나 과거의 앙금, 혹은 자신을 향해 좁혀오는 여러 사법적 리스크에 대한 압박감이 왜 없겠는가. 하지만 지금은 한 개인의 억울함이나 차기 대권이라는 정치적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 만큼 한가한 때가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은 그야말로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다. 국가의 명운이 벼랑 끝자락에 걸려 있다. 안보와 경제, 사회적 공동체의 가치가 뿌리째 흔들리는 상황에서 보수 진영의 원로이자 축인 인물이 내부 총질로 전열을 교란하는 것은 역사의 죄인이 되는 길이다.

 

나라가 망하고 난 뒤에 홍준표의 정의가 산들 무슨 소용이 있으며, 보수의 가치가 살아난들 어디에 쓰겠는가. 국가라는 영토와 공동체가 무너지면 그 어떤 정치적 미래도 신기루에 불과하다. 

 

홍 전 시장은 이제 사사로운 원망을 접고, 오직 국가와 민족이라는 거대한 대의(大義)를 위해 최전선에서 싸워주길 바란다. 그것이 오랜 세월 그를 지켜본 보수 유권자들에 대한 마지막 책무이자, 거물 정치인 홍준표가 역사에 기록될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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