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왜 김성태 변호인을 추천했을까?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26-02-08 10:54:36

  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이 2차 종합특별검사 후보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변호했던 전준철 변호사를 추천하자 민주당은 벌집을 쑤셔 놓은 듯 난리가 났다. 이재명 대통령은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여당 내에서도 부적절한 추천이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추천자가 친청계인 이성윤 최고위원이었다는 점에서 정청래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이는 당·청 갈등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실제로 친명계 황명선 최고위원은 8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우리 민주당이 2차 종합특검 후보로 추천한 인물이 검찰의 '이재명 죽이기'에 앞장섰던 김성태의 변호인이었다고 한다"며 "이것도 기가 막히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추천 과정에서 최고위원회에 논의도, 보고도 없었고 법제사법위원회와도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인물 하나 검증을 제대로 못 해 우리의 대통령을 모욕하고 당의 명예를 훼손하다니요. 추천 경위와 최고위, 법사위 패싱의 사유에 대해 명백히 밝히고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현희 의원도 "정치 검찰이 연어 파티 진술 세미나 등 허위 조작으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죄를 덮어씌우려 한 정황들이 밝혀지고 있는데, 그런 김성태의 변호인 출신을 민주당이 추천한 것은 정치 검찰 피해자인 대통령을 모독한 것과 다름없다"며 "지도부는 인사 추천 참사에 대해 대통령과 국민께 사과하고 당원들께서 납득할 수 있는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경기도가 북측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 지원비(500만 달러)와 당시 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 비용(300만 달러)을 쌍방울 측이 북한 인사에게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이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이 사건과 관련해 작년 대법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받았다.


사실 대북송금 사건에서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김성태를 변호했다는 이유로 특검 결격 사유가 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대통령의 범죄 사실을 수사기관에 털어놓도록 역할을 한 변호인이라고 해서 특검에서 배제한다면 그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연루된 범죄는 모두 덮고 야당의 죄만 들춰낼 사람을 뽑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따라서 이 대통령이 김성태 변호인 추천을 불쾌하게 여겼다는 건 특검의 정치적 중립을 현저하게 훼손하는 행위로 있어선 안 되는 일이다. 오로지 이재명과 민주당 편만 들 사람을 특검으로 임명하면 공정하게 수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는 별도로 여기서 궁금한 게 있다.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은 왜 이재명 대통령이 불쾌하게 여길만한 전준철 변호사를 특검으로 추천했고, 정청래 대표는 이를 받아들인 것일까?


사실 김성태는 대북송금 사건에서 소위 이재명 대통령의 범죄 사실을 ‘술술’ 분 사람으로 이 대통령은 그로 인해 재판을 받다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잠시 재판이 중단된 상태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성윤 최고위원이 그 변호인을 특검으로 추천한 것이다.


그것도 법사위를 패싱하고 최고위원회의마저 거치지 않았다.


이건 속된 말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한번 “엿 먹어 봐라”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 대통령이 '이런 사람을 추천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라거나 '순수한 의도로만 보이지 않는다'라며 불쾌감을 표한 것은 그런 연유다.


결국,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2차 종합특검에 민주당 추천 특검 후보가 아닌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판사 출신 권창영 변호사를 임명했다.


대통령이 여당인 민주당 추천 인사가 아니라 조국혁신당 추천 인사를 임명한 것 자체가 이례적으로 당-청 갈등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아직 집권 1년도 안 되는 시점에서 당-청 갈등이 이런 지경에 이르렀다면 이는 돌이킬 수 없다. 누구 하나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통상적으로 미래 권력이 현재 권력보다 우위에 있다고 하지만, 아직은 집권 초기라는 점에서 현재 권력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민생을 챙기기보다는 권력 싸움에만 매몰된 집권 세력의 모습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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