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한국 국회 미승인... 25%로 한국산 관세 재인상”

野 “자화자찬하며 국회 비준 절차 외면한 李 대통령 책임”
與 “현재 5개 대미투자특별법 발의돼... 당연히 심의할 예정”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6-01-27 11:17:51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미승인을 이유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한미 무역 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힌 배경을 두고 정치권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27일 “이재명 정부가 그토록 자화자찬한 한미 관세 협의가 얼마나 불안정한 구조에 놓여있는지 극명히 보여줬다”면서 “국회 비준 시한에 대한 명확한 합의사항이 없어 트럼프 대통령 뜻대로 관세 인상 보복이 가해질 수 있는 취약한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비준 절차를 외면한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 책임”이라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특히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지난해 한미 관세 합의에 대해 국회 비준 동의가 우선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한 바 있다”며 “비준 동의 이후 필요하면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키는 것이 당연한 수순인데, 그러나 정부·여당은 비준 동의가 필요 없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의 대미투자특별법(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 발의 이후에도 정부는 국회에 아무런 요청도 없었다”며 “이런 사태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손 놓고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국회 비준이 필요한 중대한 통상 합의를 체결해 놓고 비준 절차를 외면한 이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라며 “미국 조야의 쿠팡 관련 압박, 안보 부담 증대, 관세 재인상까지, 이 대통령의 대미 신뢰 관리에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닌지 국민적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정희용 사무총장도 “실익적·형식적으로 비준할 성격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며 민주당과 정부가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 없다고 못 박고 우리 당을 일방적으로 무시한 결과가 폭탄으로 던져진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김민석 국무총리의 방미 과정에서 현안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가 있었던 것인지 심히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해 7월, 천문학적인 대미 투자와 안보 협력을 전제로 어렵게 이끌어 낸 관세 인하 합의가 불과 반년 만에 파기 위기에 놓인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를 비준하지 않고 있다’고 지목했지만, 실상은 한국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이익이 침해됐다는 인식에 대한 일종의 보복 조치로 읽힌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앞서 미국 정치권에서는 한국 정부가 쿠팡을 상대로 마녀사냥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고, 쿠팡 투자사들은 미 무역대표부(USTR)에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등 보복 조치를 요구해 왔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특히 “밴스 미국 부통령이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직접 쿠팡 문제를 언급한 데 이어 이번 관세 인상 카드까지 꺼내 든 것은, 통상 현안이 기업 이해관계에 의해 외교·통상 압박 수단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통상 문제마저 국내 정치와 기업 이해관계의 연장선에서 활용하는 전형적인 트럼프식 협상 전술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잘된 합의라던 한미 관세 협의가 왜 이처럼 쉽게 흔들리는 상황에 놓였는지 냉정하게 점검하고, 보다 정교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공방이 길어질수록 그 비용은 고스란히 우리 기업들이 떠안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관세가 10%p 오르는 순간 자동차·반도체 등 (한국의)주력 수출 품목 가격 경쟁력은 급격히 약화된다”며 “일본과 유럽 등 경쟁국들이 이미 관세 인하 혜택을 누리는 상황에서 한국만 관세 역전에 직면한다면, 수출국가로서의 기반이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더는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미국으로부터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에 대한 실무적 어필을 받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회 재경위에는 현재 5개의 대미투자특별법이 발의돼 있다”며 “숙려 기간이 지나면 당연히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12월엔 조세심의, 1월엔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인사청문회로 개별 법안을 심의할 여유가 없었다”라며 “정부와는 관련 법에 대해 수시로 의논하고 있고, 재경위 소집은 국민의힘과 협의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은 이날 야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과 함께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만나 미국의 관세 재인상 방침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초 2월 임시국회 법안 처리 등 현안 논의를 위한 자리로 추진됐지만 이날 새벽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재인상 방침을 밝히면서 이에 대한 국회 차원의 입법 등 대응 방안 위주로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X를 통해 “한국 국회가 역사적인 무역 협정을 승인하지 않았다”라며 “이에 따라 자동차, 목재, 제약을 포함한 모든 상호관세에 대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지난해 7월30일, 양국 모두에 유리한 훌륭한 합의에 도달했고 같은 해 10월29일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 조건을 재확인했는데 한국 국회는 왜 이를 승인하지 않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낮춘데 반해 한국의 대미 투자가 이행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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