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버티기…믿는 황금폰 있나?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26-01-08 11:19:30
공천헌금 등 각종 의혹에 둘러싸인 김병기 의원을 대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태도가 수상하다. 그는 무려 13건의 의혹으로 경찰에 고발당한 상태다.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뭔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그의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극소수다. 정청래 대표마저 윤리심판원에 맡겨놓고 ‘뒷짐’만 지고 있는 모양새다.
당내에선 “의혹만으로 총선·대선 승리에 역할을 해온 인사를 제명하는 것은 무리”라는 온정적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는 공천헌금 의혹이 불거지자 곧바로 탈당했는데도 당에서 제명해버린 강선우 의원과 대비된다.
김병기 의원의 태도도 수상하다.
되레 큰소리다. 그는 지난 5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제명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제 손으로 탈당하지는 않겠다"라며 사실상 버티기에 들어섰다.
어디 그뿐인가.
당 윤리심판원에 회의를 연기해달라는 취지의 의견까지 전달했다고 한다.
소명할 자료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연기 요청의 이유라고 한다.
이는 범죄 피의자가 개인 사정을 이유로 재판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것과 같은 황당한 일이다.
이상한 현상은 민주당 내부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다.
뇌물을 전달한 것으로 의심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은 자신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된 다음 날 유유히 미국으로 출국했다. 경찰이 아주 기본적인 출국금지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도피다. 경찰은 아직도 그에 대해선 압수수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지금 이 순간에 사라지는 증거들이 상당할 것이다.
이 모든 게 김병기 의원 한 사람의 힘으로 가능한 일이겠는가.
아니다. 분명히 그 ‘윗선’이 있을 것이다.
그게 이재명 대통령인지 아니면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많은 사람이 두 사람을 배후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의 버티기는 ‘윗선’을 향해 ‘나를 건드릴 테면 건드려 보라’는 일종의 협박처럼 들린다.
김 의원은 대체 뭘 믿고 그러는 것일까?
왜 민주당은 버티기에 들어선 그를 과감하게 제명하지 못하는 것일까?
혹시 김병기 의원에게 누구든 황천길로 보낼 수 있는 황금폰이 있는 것은 아닐까?
만일 그런 것이 있다면 그 누구도 선뜻 나서서 그를 탈당하라고 요구하지 못할 것이다.
그가 원내대표를 지냈기 때문에 많은 당내 의원과 그동안 수차례 통화했을 것이고 그게 모두 녹음돼 있다고 생각하면, 그래서 김병기 의원이 선택적으로 녹취록을 공개한다고 생각한다면 등골이 오싹할 것 아니겠는가.
이건 이재명 대통령이나 김현지 실장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김병기 의원과 어떤 통화를 했는지 두 사람도 생각하게 될 것이고, 특히 ‘비명횡사-친명횡재’ 공천 과정을 생각하면 그를 보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건 경찰 수사로는 진상 규명을 할 수가 없다. 특별검사를 도입해야만 한다.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있는 건 특검뿐이다. 특검을 거부한다면 스스로 유죄 자백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야당이 발의한 특검법안을 즉각 수용하라. 특검 수사 과정에서 김병기 의원의 황금폰이 열리고 그 속에서 당신의 추악한 악행이 녹취록을 통해 공개된다면 그건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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