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2030세대 표심 다지기...이재명 23일 청년 간담회도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23-11-19 11:20:03

출발부터 삐걱...전국 게시할 현수막 문구 청년 비하 논란에 휩싸여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2030 세대 표심 다지기에 나섰으나 민주당이 전국에 게시할 현수막 문구가 청년 비하 논란에 휩싸이는 등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오는 23일 청년간담회를 열고 청년들의 의견을 듣는다. 이 대표가 이달 초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청년 대중교통 3만원 패스권 도입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외에도 청년의 학자금 대출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도 이번 정기 국회 내에 통과시키기로 했다. 실직 등으로 학자금 상환을 유예하면 해당 기간 이자를 면제해 주는 게 골자다. 지난 5월 교육위원회에서 야당 단독 의결로 통과시켰지만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당내 청년 정책 조직인 LAB2030 역시 이르면 이번주 청년 정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LAB 2030에서는 청년 연차 사용 보장 및 보상 등에 대한 정책 등도 논의 중이다. 이외에도 청년이 제안한 정책을 입법으로 연결시키는 정책 콘테스트 등도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책뿐만 아니라, 홍보에서도 청년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오는 23일 공개될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더민주 갤럭시 프로젝트' 일환으로 만든 현수막은 청년층을 겨냥했다.


지난 17일 공개된 현수막에는 '나에게 온당'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총 4가지 문구가 담겼다. 또 당명과 상징색은 최소화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시도당에 보낸 공문에서 "개인성과 다양성에 가치를 두는 2030세대 위주로 진행한다"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 속으로 민주당이 들어가 '나에게 쓸모 있는 민주당'으로 변화하겠다는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당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신주호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 대비해 2030 젊은 세대를 겨냥한 현수막 문구가 논란"이라며 "민주당은 2030을 위한 깊은 고민 하나 없이 청년을 무지성한 세대로 비하한 것에 즉각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신 부대변인은 "17일 민주당은 전국에 게시할 현수막 문구 예시 4가지를 각 시도당에 보냈는데 이 가운데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와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싶어!'라는 문구가 알려졌다"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젊은 세대와 함께 고민하고 아픔을 나눌 생각도 없이 청년 무시의 의미가 담긴 이해하기 힘든 문구"라고 비판했다.


그는 "청년세대를 무지한 세대, 오로지 자신만 잘 살고 싶어하는 이기적인 집단, 노력 없이 결과만을 바라는 세대로 비하한 것과 다르지 않다"며 "현수막을 보며 2030 세대는 '무지하며 이기적 존재'가 된 것 같은 불쾌감만 느낄 것"이라고 직격했다.


민주당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상식'도 논평에서 "당은 공문에서 '개인성과 다양성에 가치를 두는 2030세대 위주로 진행'하는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는데 설명대로라면 민주당이 2030 청년세대를 정치와 경제에 무지하고 개인의 안위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인식한다는 뜻"이라며 "맥락도 없고 논리적이지도 못한 어설픈 홍보기획을 해명하려다 더 큰 비난을 자초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원실과 지역위원회들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해당 현수막은 각 지역위원회의 '필수게첩' 홍보물로 전달되었는데 상당수 지역위에서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며 "사무국장들은 '안 그래도 지역에서 현수막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큰데 저런 내용을 내걸었다가 무슨 욕을 먹을지 모르겠다', '총선 어떻게 치르려고 홍보를 이렇게 하냐'며 당의 결정을 비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현수막 사태는 도덕성, 민주주의, 비전이 상실된 민주당의 처참한 현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며 "이재명 민주당의 청년세대에 대한 인식 능력의 결여의 증거다. 후진적인 홍보 역량과 무뎌진 도덕적·대중적 감수성이 70년 민주당 역사상 최악의 홍보물을 내놓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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