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2021 전대 돈봉투 살포 몰랐다" 부인...탈당선언에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3-04-24 11:43:25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프랑스 현지 기자회견에서 '돈 봉투 전당대회'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관련성을 부인한 데 대해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심지어 그의 탈당을 ‘꼬리 자르기’로 규정하기도 했다.
민주당 중진 이상민 의원은 24일 "녹음 파일이 보도를 통해서 드러났고 상당히 구체적인 대목들을 들어보면 송 전 대표가 직접 돈봉투 뿌렸나, 이런 의심이 강하게 드는 것이 오히려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라며 "본인은 모르는 일이다(라고 했는데) 모른다고 할 일은 아니다"라고 송 전 대표를 겨냥했다.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한 이의원은 "아마 대다수의 국민께서 그렇게 생각하실 건데 그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하든 반론을 제기했어야 한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 사건이 터졌을 때 빨리 귀국해서 아는 대로 다 사실대로 밝히겠다.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 (처음엔) 안 들어올 것처럼 그러지 않았나"라며 사건 직후 조기 귀국하라는 당 요구에 "들어가서 무슨 이야기를 하겠느냐"며 거리를 둔 송 전 대표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 돈봉투 사건의 진실은 뭔지, 돈은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전했고 그 돈은 어떻게 모아졌는지 이런 것들이 밝혀져야 하는데 그건 하나도 안 밝혀졌다"며 "(송 전 대표가) 탈당했다고 한숨을 돌린다고 한다면 그건 꼬리 자르기 아니냐"고 반박했다.
당 대표나 지도부 리더십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제가 처음에 이 사건이 터졌을 때 빨리 당에서 윤리감찰원 통하든 외부 인사들로 제3의 기구를 구성하든 자체 조사에 들어가서 자체 정화기능이 작동되도록 해야 된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그걸 안 하고 있다"며 "그러면 당대표나 지도부는 뭐하러 있는 거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가 '본인도 수사 받고 있는 상황이면서 누구를 수사하느냐'는 당내 반발 때문에 돈봉투 사건에 손을 못대고 있다고 지적하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은 송 전 대표의 파리 기자회견에 대해 "대단한 발표라도 할 것처럼 떠들썩한 기자회견을 자처했지만, 그저 상황을 모면해 보려는 핑계와 꼼수만이 가득했다"며 "국민 분노 유발극"이라고 비판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전날 오전 논평을 통해 "송 전 대표가 "돈 봉투 사건에 대해 여전히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후보가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다' 등 변명으로 일관했다. 이재명 당 대표 과거 모습과 데칼코마니"라면서 이같이 혹평했다.
송 전 대표의 탈당 표명에 대해서도 "정치적 책임을 운운했지만 결국 국민이 아닌 민주당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할 일을 다 했다는 듯한 꼬리 자르기 탈당 뿐이었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의당 이재랑 대변인도 "문제 핵심을 밝혀야 할 송 전 대표가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실망스러움을 넘어 허탈할 지경"이라며 "민주당 정치인 전체가 금품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데도 '이재명 대표에게 죄송' 운운한 것은 사태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가세했다.
이 대변인은 전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아직도 관행을 운운하며 물타기하는 민주당 정치인들, 개인 문제로 취급하며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모습은 기득권이 돼 버린 낡고 후진 민주당의 구태정치"라며 송 전 대표의 즉시 귀국과 자진 탈당 결정을 존중한다는 내용의 민주당 논평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돈 봉투 의혹은 '송영길 문제'만이 아닌 '민주당 문제'로, 송 전 대표 한 명이 책임지고 말고의 문제를 넘어선 지 오래"라며 "민주당 전체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이번 의혹에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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