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 패널티 적용 방침 놓고 내홍 조짐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2-03-22 11:46:24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최근 5년 내 탈당 후 무소속 출마자'와 '현역'에 대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각각 15%·10%씩 공천 페널티 적용 방침을 세운 가운데 최근 대구시장 출사표를 던진 홍준표 의원이 '원점 재논의'를 요구하며 반발하는 등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22일 현재 국민의힘 대구시장 구도를 보면 권영진 시장이 3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출마를 공식화했고 특히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강경 보수 지지층 지원을 등에 업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는 등 치열한 당내 경쟁을 예고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20년 총선 당시 공천이 여의치 않자 무소속 출마로 당선돼 복당한 이력 등으로 '이중 페널티' 직격탄을 감수하고 당내 경쟁에 임해야 하는 홍준표 의원 입장에서는 25%의 페널티가 치명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불리한 출발을 하게 된 홍 의원이 지난 2020년 총선에 이어 두 번째로 '탈당 후 출마'를 감행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실제 홍 의원은 전날 성명을 내고 "감점 규정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달라"며 당 지도부 방침에 정면으로 반발했다.
페널티 방식 결정에 참여한 김재원 최고위원이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화 하자 "당권이 개인의 사욕으로 분탕질을 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가 하면 김 최고위원이 앞서 3·9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대구 중남구 지역 출마를 선언했다가 철회한 것을 두고도 "이 선거 저 선거에 기웃거리며 최고위원직을 이용하는 구태"라고 직격하고 나선 것이다.
입장문을 통해서도 "이번 공천 규정 신설을 주도한 특정 최고위원은 아침에 본인의 출마를 선언하고 그 직후 최고위원회에 참석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규정을 요구하여 관철시켰다"며 김 최고위원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홍 의원은 '무소속 출마 경력'을 감점 사안과 관련해 "지난 20대 공천이 사천(私遷)막천(막장공천)이었다"며 "잘못된 공천 과정을 다시 꺼내 이번 지방선거까지 적용하는 것은 지난 1년4개월의 복당 과정에서 이미 고통받은 사람에게는 너무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의 경우 무소속과 현역의원 패널티 규정이 모두 해당되어 무려 25%의 패널티를 받게 된다"며 "손발과 입을 다 묶어 놓고 어떻게 공정한 경선을 할 수 있나"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통상 공천 때 1위와 2위 격차가 10% 정도 벌어지면 단독 추천을 하는데, 이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또 현직 단체장 교체지수가 2배 이상 나오면 반드시 교체하고 컷오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체지수가 높은 권 시장을 컷오프하고, 2위와의 격차가 큰 자신을 단독 추천해야한다는 의중을 드러낸 셈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