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해임 원인, 대통령 참모 왜곡 보고" 주장했다가 사면초가 고립무원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3-01-18 11:58:27

홍준표, “사적 관계 착각해 칭얼대는 모습 딱해...건물투기부터 해명해야"
김대기, "대통령이 판단"...초선48명 “대통령 위한다면서 모욕...정치 사기”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최근 저출산고령화사회 부위원장직 등에서 해임 조치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일부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 의혹을 제기했다가 당내 초선의원 48명과 김대기 대통령 실장으로부터 직격탄을 맞는 등 사면초가로 내몰린 모양새다. 특히 당초 참석 예정이었던 18일 오후 2시 대전시당 신년 인사회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나 전 의원의 당권 가도에 적신호가 켜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아직 임기가 4년도 더 남은 대통령을 진심으로 위한다면 이제 그만 자중하는 게 좋지 않냐"며 “대학시절 사적 관계를 아직도 착각해 국가 공무와 연결시키면서 칭얼대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딱하기 그지없다”고 나 전 의원을 겨냥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실 참모들까지 비난하면서 역겨워 손절한 사람에게 매달리는 것은 대통령 측과 결별만 더욱 빨리 오게 만들 뿐”이라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특히 그는 “무엇을 하려고 그러는지 모르나 (지난 16일) 국립현충원을 찾아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오늘은 대구 동화사까지 내려와 아무 연고 없는 사찰 경내에서 서성 대는 건 또 무슨 짓이냐'며 "뜬구름 같은 여론조사 하나만 믿고 덤비다가는 큰 낭패를 보는 수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들리는 말로는 검증 과정에서 건물 투기 문제가 나왔다는데 그것부터 해명하는 게 우선순위 아니냐"고 따졌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도 전날 언론입장문을 통해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며 나 전 의원의 '해임' 관련 의혹 제기를 일축하면서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직격했다.


당내 초선 의원 48명도 즉각 공동 성명을 통해 “본인의 희망에 따라 맡겨진 2개의 장관급 자리를 무책임하게 수행한 데 대해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책임을 물었는데도, 참모들의 이간계 탓으로 돌렸다”며 “나 전 의원에게는 대통령이 악질적인 참모들에 둘러싸여 옥석구분도 못하는 무능한 지도자로 보이냐"고 비난했다.


특히 “대통령과 참모를 갈라치면서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그 갈등을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건 20년 가까이 당에 몸담은 선배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믿기 어렵다”며 “말로는 대통령을 위한다면서 대통령을 무능한 리더라고 모욕하는 건 묵과할 수 없는 위선이며 대한민국에서 추방돼야 할 정치적 사기행위”라고 직격했다.


또한 이들은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허니문을 파탄내며 당과 정부를 혼란에 빠뜨린 직전 지도부의 실패를 벌써 잊었냐"며 “더 이상 당과 대통령을 분열시키는 잘못된 길로 가지 말라. 용기 있게 사과하고 4선의 중진급 전직 의원답게 정도로 걸으시길 간절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취했던 안철수 의원도 나 전 의원과 관련한 김 실장의 입장표명에 대해 "사실을 정확히 알리는 의도로 한 것 같다"고 힘을 실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회 협치 포럼'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 전 의원 관련 입장을 낸 것을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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