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청문회, "’검언유착‘ 수사 당시 尹 개입" 증언 나와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2-05-10 12:12:30
김관정 ’채널 A‘ 압색에 尹 격노...“필요성 보고 지시했다"
한동수 “尹, 책상에 다리 얹고 화난 목소리...압력 느꼈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9일 오전 10시부터 10일 새벽 3시까지 진행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유석열 대통령이 한 후보자의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에 수차례 개입했다는 검찰 고위간부의 증언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이날 한동훈 후보자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김관정 수원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은 처음부터 윤석열 총장 측근이 관련돼 있으니 수사 경과를 보고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며 '채널A 사건'의 진행 경과를 담은 수사일지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격노하며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김 고검장은 이에 앞서 전날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청문회에서 소위 '채널A 사건'이 재론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대검 형사부장으로서 작성했던 일지를 게시한 바 있다.
일지에는 당시 전문수사자문단 구성과 관련한 상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고검장은 당시 대검 차장검사와 기조부장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와 중복된다면서 전문수사자문단 회부 연기를 요청했지만, 윤 총장이 크게 화를 내며 강행하려 했고, '더 이상 언급하지 말라. 자꾸 말을 하면 나보고 나가라는 얘기'라고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수사자문단 개최가 무산된 이후 진행된 검찰 수사심의위 과정에 대해서도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총장의 지휘권이 배제된 상태에서, 총장 참모부서는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면 안 되는데도 형사부 과장이 수사심의위에 의견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측 증인으로 출석한 박영진 당시 대검 형사1과장은 '애초 목적이나 예단을 갖고 수사에 착수했고 원하는 결론이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반면 한 후보자 감찰을 주도했던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한 후보자에 대해) 임의제출 받고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하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쇼하지 말라’며 격분했다”며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압력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한 감찰부장은 ‘감찰을 방해당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있었느냐’는 같은 당 김영배 의원 질의에 “(윤 대통령) 당선자가 측근을 보호하기 위한 행위라고 보기엔 극히 이례적 행동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제가 못 보던 모습을 (윤 당선인이) 보이셨다"며 "책상에 다리를 얹어 놓으시고 스마트폰을 하면서 굉장히 굵고 화난 목소리로 제 보고서를 ‘좌측 구석에 놓고 가’라고 하셨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언유착’ 의혹을 두고도 “강요미수가 사건 본질이 아니라, 공직선거법 위반이 본질”이라고 맥을 달리하면서 “보수 언론 권력을 배경으로 검찰권을 사유화해 야심 있고 똑똑한 부하들과 함께 입법에 대해서 다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한 행위였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당시 대검에서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지휘 실무를 담당한 박영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는 ‘사건 본질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한 부장 발언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 강요미수 자체가 초점이고 선거법 위반은 전혀 초점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박 부장검사는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친정권 검사들이 전방위적 압력을 가한 사실이 있냐'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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